올해 8월 취임 후 약 2개월여만
화천대유·머지포인트·DLF 건 등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이 취임 후 첫 국정감사에 참석해 금감원 내 산적한 주요 난제와 관련된 입장을 내놓으며 진땀을 뺐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은보 금감원장은 7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화천대유, 머지포인트 사태, DLF 관련 우리금융지주 항소 건, 가계대출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정 원장은 금감원의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는 동시에 개별 현안에 대한 개선사항 마련 모색을 주 답변으로 내놨다.
화천대유와 관련해 정 원장은 "성남시 대장동 개발의혹에 대한 금융회사 회계 감리 여부는 수사당국의 수사 진행 경과를 봐가면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5일 화천대유가 저지른 회계 부정에 대해 검찰 수사 결과를 통해 회계 감리 착수 여부를 금융위원회, 한국공인회계사회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꺼냈다. 이와 관련된 SK증권, 하나은행 검사는 미실시한 상태다.
머지포인트에 대한 입장도 언급했다. 정 원장은 머지포인트와 관련된 금감원의 소극적 대응 태도 지적이 제기되자 "대응이 지연된 부분이 있었고 사안 대응이 빨리 진행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이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DLF 소송 건 역시 금감원 내 주요 쟁점사항이다. 지난달 법원은 DLF 부실판매와 관련된 금감원 중징계가 불리하다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제기한 소송에서 1심 승소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현재 금감원은 이에 불복해 항소를 결정했다. 정 원장은 "1심 판결은 금감원 의견과 많이 다르다"며 "법원이 법률 적용과 해석을 달리한 것으로 보이는데, 항소심을 제기한 만큼 2심 관련해 추가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정 원장은 2013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조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사실 관계를 조사한 적이 없다"며 "경찰에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유선상 자료를 요청한 것은 사실이지만 거래소에서 인지된 것 이상으로 금감원에 통보된 사안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경찰 수사 진행후 압수수색 진행과정에서 금감원이 관련 검사 등을 진행하기는 어렵다"며 "경찰 수사과정에서 금감원 특별사법경찰 등의 협조 요청이 올 경우 적극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가계대출 총량관리 규제와 관련해서는 "총량규제에 의해 여러 불편함 내지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시스템 리스크 차원에서의 접근도 필요해,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세심히 관리하고 총량에서는 타이트하게 관리하는 것이 현 단계에서는 필요하다는 정책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사 사칭 불법문자 방지대책 실무회의에서 언급된 은행 광고 카카오톡 적용 여부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정 원장은 "메신저 피싱 피해사례 대부분이 카카오톡을 통해 발생하고 있고, 은행권 메시지가 카카오 알림톡으로 일원화될 경우 스팸 사기조직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원장은 올해 8월 금감원장 내정자로 임명·제청됐다. 이번 인사는 현 정권의 임기가 1년 미만인 상황에서 이뤄진데다, 금감원 내 산적한 과제들이 많아 금융권 안팎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존재한다. 그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금융 및 경제정책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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