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등급법 승인까지 마무리되며 M&A 위한 기반 마련
내년 2분기부터 중소형 증권사 위주 인수전 나설 전망
예금보험공사의 잔여지분 매각으로 우리금융지주가 23년만에 완전민영화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금융당국으로부터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아냈다.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되는 내년 2분기 이후부터 우리금융이 본격적인 M&A 행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배경이다.
종합금융지주 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해 우리금융은 증권사와 보험사의 인수가 시급한데 시장에 우리은행과 견줄만한 매물이 없는 만큼 우선적으로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우리종금과 합병 등으로 덩치를 키우는 방안이 유력하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1999년 1월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을 합병해 한빛은행으로 출범했다. 2001년 지주 설립과 함께 한빛·평화·광주·경남은행, 하나로종금을 편입했다. 2004년에는 LG투자증권을 인수해 우리증권과 합병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010년 7월 30일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의결하고 같은해 10월에는 첫번째 매각 공고에 나섰다.
하지만 세번에 걸친 매각작업이 성과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금융당국은 2013년 6월 일괄매각 방식을 배제한 지방은행·증권·우리은행 계열 분리매각을 결정했고 예금보험공사는 다음달 경남·광주은행 지분 전량 매각을 공고했다.
같은해 12월에는 지금도 우리금융에서 아쉬워하는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에 대한 패키지(우리투자증권·우리자산운용·우리아비바생명·우리저축은행) 매각이 추진됐다.
이에 따라 광주은행은 JB금융지주에, 경남은행은 BS금융지주에, 우리F&I는 대신증권 매각됐으며 NH농협금융지주는 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우리금융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우리은행 매각에 어려움을 겪던 공자위는 2015년 7월 과점주주 매각방식을 도입키고 결정했으며 이듬해 11월에는 동양생명·유진자산운용·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한화생명이 각각 4%,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7%, IMM PE 6% 등 7개 투자자가 29.7%의 지분을 매입했다.
2019년 6월에는 금융당국이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 잔여지분 약 18%를 오는 2022년까지 완전 매각하는 로드맵을 발표했으나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미뤄지다 올해 4월 9일 우리금융 잔여지분 2%를 블록세일 방식으로 매각했다.
금융당국은 잔여지분 매각으로 최대주주가 예보에서 민간주주로 바뀌게 되면 주주 중심의 경영이 더욱 촉진되고 실질적인 완전민영화를 계기로 우리금융 주가에도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1만원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던 우리금융 주가는 최근 1만3000을 웃도는 등 30% 이상 올랐다"며 "전통적 배당주인 은행주에 연말 투자자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금융 주가는 향후 추가상승 여력이 높다"고 말했다.
이달 초 내부등급법 전환을 마무리한데 이어 완전민영화라는 목표까지 달성한 우리금융의 향후 포트폴리오 확대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2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내부등급법 최종 승인을 획득했다.
지난해 6월 중소기업(비외감법인·개인사업자) 및 가계부문에 대한 승인을 받은 우리금융은 이번에 외감기업과 카드 부문 모형까지 승인을 완료함으로써 지난 2019년 1월 지주 출범 후 2년 10개월여만에 최종 승인을 얻는데 성공했다.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우리금융의 BIS비율은 약 1.3%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3분기말 기준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0.1%, 기본자본비율은 11.6%, BIS자본비율은 13.4%인데 내부등급법 승인에 따라 위험가중자산은 221조3820억원에서 201조7440억원으로 약 20조원 감소하고 보통주자본비율은 11.0%, 기본자본비율은 12.7%, BIS자본비율은 14.7%로 상승할 전망이다.
올해 6월말 기준 우리금융의 자본금은 21조4000억원 수준인데 이중레버리지 비율 130%를 적용하면 6조2000억원의 출자여력을 갖추고 있다.
이와 같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우리금융은 이르면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되는 내년 2분기부터 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한 M&A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예상되는 인수대상으로는 중소형 증권사가 꼽히고 있다.
올해 1~3분기 우리금융 순이익(2조1983억원)은 2조원을 넘어섰으나 우리은행(1조9867억원)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금융지주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대형 증권사나 보험사의 인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의 빈자리를 크게 느끼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은 완전민영화와 내부등급법 승인 완료를 바탕으로 증권사 인수부터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나 시장에 마땅한 매물이 없는 만큼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성장시키는 전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금융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는 유안타증권과 이베스트증권 등이며 삼성증권, 교보증권, SK증권, 하이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도 우리금융이 여전히 눈여겨보고 있는 증권사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특히 61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유안타증권은 삼성증권(63개, 영업소 포함)과 비슷한 수준으로 여신 업무가 가능한 우리종금과의 시너지를 고려했을 때 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일각에서는 1~2개 증권사를 인수한 후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종금사인 우리종금은 증권사와 합병한 이후에도 10년간 기업공개, 인수합병, 기업대출, 인수금융 등 종금사 본연의 업무를 겸영할 수 있다.
증권사 인수가 시급한 당면과제이긴 하나 중장기적으로 손보사와 생보사도 인수해야 금융지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는 만큼 증권사 인수 이후에는 보험사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생보사보다 손보사 인수에 먼저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종신보험 등 장기상품이 주력인 생보사에 비해 손보사는 적은 보험료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으며 마이데이터 등 디지털금융 성장에 따라 우리금융 계열사와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도 증권업계와 마찬가지로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을 크게 확대할 만한 대형 매물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오렌지라이프는 신한금융을, 푸르덴셜생명은 KB금융을, 더케이손해보험은 하나금융을 새주인을 맞이해 우리금융이 인수할 만한 보험사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동양생명·ABL생명 등 생보사들과 악사손해보험 등 외국계 보험사가 우리금융의 인수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지난 2019년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에 인수된 롯데손해보험 역시 잠재 매물 중 하나로 꼽힌다. 사모펀드 특성상 회사가치를 키워 적당한 타이밍에 엑시트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소액단기전문 보험사 설립에 대해 자본금 요건을 20억원으로 완화한 만큼 우리금융이 직접 보험사를 설립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농협금융의 경우 농협생명과 농협손보를 직접 설립해 운영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등급법 승인과 완전민영화로 우리금융은 타 금융지주와 동일한 위치에서 경쟁에 나서게 됐다"며 "우리금융지주 출범 시기가 2019년 1월이 아니라 2년 정도 앞당겨지고 코로나19 여파가 없었다면 현재의 금융권 판도는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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