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그룹, 대우건설과 SPA 계약…내년 2월경 인수절차 마무리 전망
기업결합 불승인 우려 높아진 대우조선, 내년도 불확실성 지속 우려
산업은행으로부터 이관된 KDB인베스트의 1호 자산인 대우건설이 기업결합심사 등 절차를 거쳐 내년 초 중흥건설에 완전히 인수된다.
반면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대우조선은 유럽 감독당국이 현대중공업과의 기업결합을 불승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내년에도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중흥그룹은 최근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지 5개월만에 SPA 계약을 체결한 중흥그룹은 절차를 거쳐 내년 초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와 인수대금 납부 등의 절차를 거치면 내년 2월경 인수절차를 마무리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대우건설은 인수 후에도 중흥건설과 함께 건설 계열사로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8년 초 호반건설에 대우건설을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으나 실사 과정에서 해외 프로젝트 부실이 발견되며 무산된 바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기업 구조조정이 시장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2019년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고 대우건설은 KDB인베스트의 1호 자산으로 이관됐다.
대우건설이 새 주인을 찾은 반면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여전히 앞날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에 대해 기업결합 금지 명령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EC는 LNG선 독과점 우려 해소방안의 제출을 요구했으나 현대중공업이 이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 기업결합 금지의 근거로 제기됐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글로벌 조선빅3는 올해 전세계에서 발주된 LNG선의 90% 이상을 수주하며 절대강자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컨테이너선 발주가 많으면 컨테이너선 수주를 위해, LNG선 발주가 많으면 LNG선 수주를 위해 다른 조선소들과 경쟁을 하는데 선사로부터 기술력과 경험을 인정받아 계약을 많이 체결했다는 이유로 독과점 우려를 제기하는 것은 현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조선소는 한 생산설비에서 다양한 선종을 건조하기 때문에 LNG선 관련 설비라고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어렵다"며 "유럽 경쟁당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9년 1월말 대우조선의 매각 계획을 발표했으며 현대중공업그룹은 이후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해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경쟁당국인 EC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지 못한다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는 무산되고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매각 계획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에 나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플랜 B'를 언급한 것은 기업결합이 불승인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조선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다면 동종업계 인수로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것보다 연관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의 매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것이 더 나은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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