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달래기 나선 포스코, 효과 얼마나

송고 2022.01.06 14:20 | 수정 2022.01.06 17:48
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3.4조원 자사주 일부 소각 예정…시기·규모 미정

주당 1만원 이상 배당…작년 3분기까지 배당금 이미 1만원 넘어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빌딩 전경.ⓒEBN

포스코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 친화정책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물적분할 방식으로 추진되는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주주 가치 훼손 우려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소액주주 보유 지분이 80%가 넘어 소액주주들이 반대하면 지주회사 전환이 무산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오는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포스코센터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포스코의 지주회사 전환 안건이 주총을 통과하려면 발행주식의 3분의 1 이상이 참석해야 하고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포스코의 주요 주주들은 최대주주 국민연금(지분율 9.75%)과 미국 씨티뱅크(7.30%), 우리사주(1.41%)이다. 나머지 81.54%의 지분은 소액주주들이 갖고 있다.

우리사주를 제외하고 특별한 우호지분이 없는 포스코 입장에서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잡는 게 이번 지주회사 전환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포스코가 지난 4~5일 이틀 연속 주주친화 정책을 밝힌 것도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전날 공시와 최정우 회장이 보내는 주주 서한을 통해 자사주 소각과 배당정책을 발표했다.

포스코는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1160만주(13.3%) 중 일부를 올해 내에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전체 주식 수가 감소해 주당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기와 수량은 밝히지 않았다. 만약 보유 중인 자사주를 전부 소각하면 전날 포스코 종가(29만5500원) 기준 3조4278억원을 태우는 셈이다.

포스코는 배당정책도 내놨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2022년까지 현재 중기 배당정책에 따라 지배지분 연결순이익의 30%수준을 배당으로 지급하고, 이후 기업가치 증대를 고려해 최소 주당 1만원 이상을 배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배당 확대정책으로 보기는 어렵다. 포스코는 지난해 3분기까지 배당금으로 1분기 3000원, 2분기 4000원, 3분기 5000원 등 총 1만2000원을 지급했다. 4분기 배당금을 합치면 작년 주당 배당금 총액은 1만5000원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포스코는 물적분할되는 철강 자회사의 비상장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주주 승인 없이 철강 자회사의 상장을 못하도록 정관에 못 박은 것이다.

신설되는 철강 자회사의 정관에 '본 회사가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또는 이와 유사한 국내외 증권시장에 주권을 상장하고자 하는 경우 사전에 단독주주인 주식회사 포스코홀딩스의 주주총회 특별결의에 의한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조항을 새로 마련했다. 상법상 특별결의는 주총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과 발행 주식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이번 분할 결정은 대주주 지분 확대를 위한 것도 아니고 자회사 재상장에 대한 부분도 일축했다"며 "회사측의 의지를 무조건 신뢰할 수는 없으나 타사들의 사례만을 갖고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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