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건설업계 초긴장
설 연휴 앞서 공사 중단…안전 관련 체계 강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건설업계의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건설사들에 온 시선이 쏠리고 있어서다.
건설사들은 건설 공사 작업을 멈추고 안전강화에 힘쓰고 있는 분위기다. 공사를 멈추면 손해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 만큼 ‘1호 처벌 대상’만은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 등에 대해 사업주·경영책임자 등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50인 미만 사업장은 오는 2024년 1월27일부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는 날부터 1주일 가량 공사를 중단한다. 현대건설은 27일을 ‘현장 환경의 날’로 정하고 전국 현장의 공사를 중단하며 28일은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이 참여하는 안전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다. 설 연휴가 끝나는 시점도 내달 4일까지로 연장했다.
대우건설은 27일부터 4일까지 설연휴 시점을 늘려 최대 9일까지 건설 현장 작업을 멈추고, 포스코건설은 설 연휴 ‘27∼28일 휴무 권장’ 지침을 전국 현장에 내렸다. DL이앤씨은 27일 건설 현장 안전 워크숍을 진행하고 설 연휴 휴무일도 내달 3일까지 연장했다.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를 수습하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도 28일 집단 연차휴가를 시행한다.중견 건설사인 한양은 27∼28일에는 현장소장의 판단하에 본사 안전실과 협의를 거쳐 꼭 필요한 공사만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광주 아파트 사고 이후 건설사들을 지켜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라며 “이 상황에서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이 되면 비난의 화살을 정통으로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중대해처벌법 처벌 1호 대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공사 현장을 멈추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대형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현재 최고조에 달한 상태”라고 했다.
건설사들은 안전 관련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경영 최우선 목표를 안전으로 정하고 안전조직의 확대 개편과 함께 건설안전연구소 등을 신설했다. △작업중지권 전면 보장 △현장 안전강화비 신설 △프로젝트 생애주기 전반에 사전안전성 검토 의무화 등도 적용했다.
롯데건설은 ‘안전소통센터’를 확대 운영한다. 안전소통센터는 사업장 주변의 위험요인 등 안전·보건에 관련된 사항을 제안받아 신속하게 개선하고 조치하기 위한 소통 창구다. 롯데건설은 제안 내용은 내부 검토 후 시행 가능 여부를 확인해 전 사업장에 반영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근로자에게 무재해 인센티브를 제공해 자율적인 안전 관리를 독려하는 ‘H-안전지갑제도’를 시행한다.현대건설은 해당 제도는 이달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1분기 내 전 현장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승우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 높아지고 있지만 건설업 사고사망자수는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산업현장 안전 제고를 위해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위주 법령의 강화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관리의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