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상황 오면 오히려 수요 위축 현상 예상
희귀가스 '네온(Ne)'·'크립톤(Kr)' 수입…반도체 업계도 긴장
러시아·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 고조 여파가 국내 산업계로 밀려들고 있다. 양국 간 전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 에너지·원자재 수급, 수출 등 산업 활동 전반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로 가장 큰 우려가 되는 분야는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다.
최근 양국간의 긴장 고조 영향으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 이상을 찍으며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 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 유가 급등 시 전 산업계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공급망을 비롯해 △정유·화학 △조선 △철강·비철금속 △자동차 등이 원가 상승 부담 탓에 이익 감소로 직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유업계의 경우 단기적 유가 상승으로는 재고 이익이 늘어날 수 있지만, 전쟁이나 갈등 장기화로 고유가 상황이 길어지면 오히려 수요 위축 현상이 나타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항공·해운업계 역시 유가 상승에 따른 악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원료비 지출로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경우 3000만원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연료비는 1조8000억원으로 전년(1조 2474억원)보다 44.3% 늘었다.
또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에 들어가는 원재료 중 러시아 생산 비중이 비교적 높은 '니켈'과 '알루미늄' 가격도 불안정해진다. 이는 배터리업계 수익성과 직결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에서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희귀가스인 네온(Ne)과 크립톤(Kr)을 주로 수입하는 반도체 업계 역시 긴장하는 모습이다.
무력 충돌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원유 파이프라인 Druzhba(100만 b/d, 글로벌 수요의1%) 및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Brotherhood(28bcm, 글로벌 수요의 0.7%) 등의 일시적인 가동 중단 우려가 높아 천연가스 가격 단기 강세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특수가스 원료 관련 러시아·우크라이나 의존도는 약 50%(양국 합산) 수준으로 원재료 수급이 이슈가 될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는 생산차질에 따른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의 높은 원유 의존도, 반도체 공급망 차질 등으로 경제 간접 타격이 가능한데, 국제유가 상승으로 업종별 원가 상승 부담이 확대되고, 정유, 철강, 화학, 선박, 자동차, 건설 등 구경제 중심 마진 훼손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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