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편의점, 고물가에 도시락·전용 상품으로 고물가 수혜
엔데믹·무인점포 운영 등 ICT 확산되며 편의점 창업도 재주목
제품가 인상한 음식료업계, 공급 안정화로 향후 이익증가 추세
정부와 유통업계가 고물가 해결책 마련에 나서는 가운데 편의점과 식음료업계가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6일 키움증권이 발표한 '가격이 올라도 사는 것들' 리포트는 고물가에 런치플레이션(점심식사 비용 증가) 영향으로 편의점 도시락이 대세를 이루며 편의점업계가 반사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편의점 전용 PB상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편의점 제품이 미끼 상품 수준을 넘어 전체 매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모양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중부 지역(서울, 경기, 강원) CU 점포에서는 도시락과 김밥 매출이 각각 전주 대비 27.2%, 23.4% 느는 등 등 간편식품 매출이 크게 뛰었다. 냉장 간편식과 국·탕·찌개류 매출 증가율도 각각 20.9%, 19.3%에 달했다.
CU 관계자는 "당시 우천으로 생활 반경이 좁아지고 점심 외식비에 대한 부담이 늘면서 가까운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일부 오피스 상권에서는 도시락과 김밥이 점심시간에 하루치 재고가 동날 정도로 직장인들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GS25도 비슷한 기간 도시락 매출 등이 늘었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중부권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도시락 등 간편식과 라면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43.9%, 40.2% 증가했다.
이처럼 소비자 생활반경 곳곳에 위치한 편의점이 골목상권을 이끄는 주축이 되면서 편의점은 이같은 소비 경향을 최대한 활용해 매출 극대화에 나설 방침이다. GS25는 '토트넘홋스퍼'와 공식 라이선스 계약을 편의점 업계 최초로 체결해 이를 바탕으로 한 토트넘 관련 치킨과 간편식 등의 상품을 시리즈로 출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과 로봇·무인점포 운영 등 ICT가 확산하면서 편의점 창업에 대한 호조건이 부상하고 있다고 판단한 키움증권은 시중의 창업 욕구가 편의점 가맹사업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봤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는 동안 눌려 있던 창업 수요가 올라오면서 편의점 점포 수 증가율이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마진율이 낮은 담배보다 가공식품의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고, 물류비 상승 요인(유가 상승)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편의점의 매출총이익률과 판관비율 모두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도 설명했다.
예컨대 편의점 CU의 지난해 말 기준 점포수는 1만5855개로 전년 대비 932개 늘었는데 올해는 1만6000~1만7000개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편의점은 리오프닝 효과 외에도 다양한 외형 성장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사업 환경이 긍정적이라고 박 연구원은 진단했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으로 기존점 매출 성장이 꾸준히 나올 가능성이 높고, 런치플레이션에 따른 반사 수혜로 즉석식품 매출 성장률이 회복되고 있어서다.
키움증권은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을 비롯해 상장 유통 3사인 신세계, 현대백화점,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이 올해부터 내년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음식료업종도 편의점업종 못지 않게 장밋빛 전망을 갖고 있다. 음식료 업종은 편의점과 달리 원재료 단가 상승 부담이 지속되고 있지만 지속적인 판가 인상으로 원가 상승 부담이 방어되고 있고, 향후 곡물가격이 하락하면 이로 인한 원재료 단가 안정화도 꾀할 수 있어서란 분석이다.
미래 사업 먹거리도 존재한다. 특히 식품업종은 한국 음식(K-Food)의 글로벌 확대로 주요 기업들의 해외 매출이 성장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만약 현재의 곡물 시세가 유지된다면, 국내 음식료 업체들의 원재료 투입단가는 내년 1분기부터 연말까지 고루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같은 사업 환경을 반영해 CJ제일제당, 오리온, 하이트진로, 농심, 롯데칠성, 대상, SPC삼립, 동원F&B, 매일유업, CJ프레시웨이 영업이익이 올해와 내년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다만 중기적으로는 마진 개선 모멘텀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키움증권은 제언했다. 원재료 투입단가 상승 부담이 이어지고 있고 곡물가격의 방향성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영업이익률 개선 모멘텀이 강한 업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내년 초까지는 라면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 모멘텀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농심이 오는 15일부터 라면 가격을 인상하면서, 국내 라면 업체들은 작년 하반기에 이어 다시 한 번 가격을 인상할 수 있고, 원재료 단가가 하향 안정화 되었을 때, 마진 스프레드 개선 폭도 클 수 있어서다. 가격 인상을 2년 연속 단행한 배경도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과 같은 골목상권에 위치한 유통채널들은 코로나 이후에서 지속적인 실적확대 환경이 만들어졌고 음식료 기업은 앞서 제품 가격을 올려놓은데다가 공급망 마비로 일시적 수요가 더 많았던 탓에 앞으로 공급이 안정화 되면 원재료 단가 안정화의 수혜를 누릴 호재가 있다"고 봤다.
한편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공급망 차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면서, 전반적인 소비 경기 둔화과 관련 물가 상승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마트는 고물가 안정을 위한 대책 일환으로 최저가 전략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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