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입 외국인 수개월째 1천명대 유지
달러화 강세…미국 국적 증가세 뚜렷
미성년자 주택 매입 상승세… 임대 목적 95%
외국인과 미성년자의 주택 매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달러화 강세로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 비중이 늘었고 금리 인상에 따른 거래 급감과 시세 하락으로 다주택자 부모를 둔 미성년자의 투자 목적 매수세도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소유권이전 매수인 현황)에 따르면 외국인의 전국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 주택 포함) 매입은 최근 석 달여간 매월 1000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현재까지 집계된 지난달 외국인 매입은 990명이다. 일반적으로 거래 후 신고에 한달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도 1000명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외국인의 국내 주택 매입은 지난해 말부터 감소세로 돌아서 작년 12월부터 올 4월까지 월 700~800명 대를 유지했었다. 이후 5월 1042명으로 크게 늘었고 6월 1118명 등 이후 1000명 이상을 이어오고 있다.
이 기간 지역별 매수 현황을 보면 경기도(4500건)가 가장 많았다. 뒤이어 인천 2316건 서울 1531건,충남949건 등의 순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자금 융통이 수월해진 미국인들의 부동산 매수 증가세가 확연했다. 미국 국적 매수인의 매수량은 올 3월까지 150명가량을 보여오다 4월 198명을 시작으로 이후 200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미성년자(0세~19세)의 주택매수 비중도 큰 폭으로 늘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미성년자의 국내 주택매수 비율은 2019년(0.06%)에서 지난해(0.17%)까지 3배가량 급증했다.
연도별로는 2018년 전체 주택 매수(75만3162건) 가운데 미성년 매수는 474건으로 0.06%였고 이듬해인 2019년에도 0.06%를 유지했다. 하지만 2020년 0.08%(110만2753건 중 873건)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0.17%(86만6757건 중 1451건)로 크게 불어났다. 올해는 7월까지 집계된 전체 주택 매수(32만3739건) 중 미성년자 매수가 570건(0.18%)으로 증가세다.
미성년자의 주택 매수 목적은 대부분 투자 및 임대 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자료를 보면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주택자금조달계획서상 미성년자가 임대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한 건수는 1157건으로 전체(1217건)의 95.1%로 드러났다.
업계에서는 최근 부동산 거래 절벽 심화로 시세가 크게 낮아지면 다주택자 부모를 둔 미성년자의 주택 매수 비중은 더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매도를 통한 차익 실현이 어려워진 다주택자들의 증여 비중이 늘고 있다는 통계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성년자 증여 통해 세부담을 회피하는 편법 증여도 상당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병욱 의원은 "정부가 여러차례 미성년자 부동산 투기와 편법 증여 등에 대해 살펴보겠다고 공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미성년자 주택 매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편법증여 등 법령 위반 여부를 전수조사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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