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카타르 2차물량' LNG선·친환경 선박 기대
3년치 이상 일감 확보로 내년 흑전…인력난은 변수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 3사가 일제히 2년 연속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수주금액은 줄겠지만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호조 지속과 환경 규제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로 견조한 수주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형 조선 3사는 올 들어 현재까지 420억9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대형 조선 3사의 올해 합산 수주 목표인 351억4000만달러의 119.8%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해가 아직 한 달 남았지만 대형 조선 3사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수주 효자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빅 3가 월등한 건조 경쟁력을 갖고 있는 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이다.
지금까지 한국조선해양이 42척,대우조선해양이 38척, 삼성중공업이 36척의 LNG운반선을 수주했다. 올해 카타르 프로젝트의 1차 물량으로 대형 조선 3사가 54척의 LNG운반선을 수주한 것이 주효했다. 컨테이너선은 한국조선해양이 94척, 대우조선해양이 6척, 삼성중공업이 9척을 수주했다.
내년 수주는 금액 측면에서 올해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작년부터 2년째 이어진 수주 호조로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국내 상장 조선사의 수주금액은 289억달러로 전년보다 18% 줄어들 것"이라며 "컨테이너선 발주 공백으로 수주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절대적인 수주금액은 줄어들어도 LNG운반선의 양호한 수요에 힘입어 견조한 수주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에는 카타르 프로젝트의 2차물량 본계약이 나올 것으로 전망이다. 앞서 지난 2020년 6월 1일 대형 조선 3사와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는 100척 규모의 LNG선 슬롯(선박 건조 공간)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은 향후 5년 동안 최대 100척의 LNG운반선이 발주되는 약 23조6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이다. 올해 1차물량으로 54척의 수주가 이뤄졌고 내년에 추가 수주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1차물량 계약과 남아있는 슬롯을 감안하면 내년 카타르 프로젝트로 대형 조선 3사가 각각 10~15척의 LNG운반선을 수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화되고 있는 친환경 규제도 수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3년부터 4년간 매년 2%씩 약 3만척의 선박이 배출하는 탄소를 저감하는 규제를 실행한다. 장기적으로는 2008년 대비 2050년까지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70%,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줄인다는 목표다. IMO 규제에 부합하려면 향후 선박에는 암모니아, 수소 등 무탄소 연료가 사용돼야 한다. 업계에서는 무탄소 연료로 가는 과도기에 LNG가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형 조선 3사가 타깃으로 삼고 있는 친환경 선박 시장은 견조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대형 조선 3사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러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주력할 것"이라며 "LNG운반선뿐만 아니라 차세대 연료인 암모니아 운반선 등이 실제로 얼마나 발주되는지 보면 친환경 선박 시장의 성장세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형 조선 3사는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다. 내년에는 3사가 일제히 연간으로 흑자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한국조선해양이 영업이익 9303억원, 대우조선해양이 2360억원, 삼성중공업이 121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변수는 인력난이다. 현재 조선업계는 도크를 꽉 채웠지만 장기간 이어진 숙련공 이탈 등으로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
정 연구원은 "국내 조선업의 가장 큰 리스크는 인력 부족에 따른 건조 차질 발생 가능성"이라며 "다만 지난 10월 고용노동부가 조선사에 외국 인력 최우선 배정, 사업장별 고용인원 확대 등 대책을 발표했고 이러한 범정부적인 노력을 통해 인력난은 점진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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