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테라' vs '카스+한맥' vs '클라우드'
코로나 이후 몸집 커진 가정시장 선점 목표
수입수제맥주 업계도 다양한 제품 출시 예상
국내 맥주 3사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벌써부터 '신제품·리뉴얼' 전략으로 정면 경쟁에 돌입한 모습이다. 최근 위스키와 와인의 인기가 부쩍 높아지면서 덩달아 커진 가정 시장을 먼저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3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는 신제품 출시와 제품 리뉴얼로 시장 경쟁에 나섰다.
가정채널은 코로나19 이후 주류 제조업체의 격전지로 부상한 시장이다. 현재 가정시장과 유흥시장의 매출 비중은 7대3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5대5였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영향으로 유흥채널이 주춤하고 홈술족이 늘면서 무게 추가 기울었다.
가정시장 선점 경쟁은 맥주 시장 판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의미가 커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시장 점유율은 어느 정도 정체된 모습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맥주 시장에서 오비맥주가 55~60% 정도로 현재 1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뒤이어 하이트진로가 30% 중후반대 시장점유율로 뒤를 쫓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은 약 5% 수준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통계에서도 올해 1분기 가정시장(편의점·개인슈퍼·대형마트 등)에서 카스는 약 40.4%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2위 브랜드와 두 배 넘는 격차로 선두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별 순위에서도 오비맥주는 53%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시장 판도를 뒤집기 위해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30일 맥주 신제품 '켈리'를 선보였다. 덴마크 프리미엄 맥아 100%를 사용한 올 몰트 맥주다. 7도에서 1차 숙성한 뒤 영하 1.5도에서 한 번 더 숙성하는 더블 숙성 공법을 활용했다.
하이트진로는 '켈리'와 '테라' 듀얼브랜드로 여름 승부수를 걸 계획이다. ‘참이슬+진로'연합으로 1위를 차지한 소주부분 전략을 그대로 맥주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이 작전은 이미 참이슬과 진로의 연합작전으로 검증됐다"라며 "진로 출시 후 당사 소주 부문은 최고 m/s(시장점유율)를 경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맥주 제품 1위 점유율 '카스'를 보유한 오비맥주도 방어전 대신 세컨드 브랜드 '한맥'을 리뉴얼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준비를 마쳤다.
한맥은 병과 캔 패키지 디자인을 변경하며 업그레이드된 부드러움과 'K-라거'의 정체성을 한국적인 요소로 강조했다. 시각뿐 아니라 촉각으로도 느낄 수 있는 부드러움을 위해 캔의 재질을 매트한 소재로 변경했다. 부드러운 목넘김을 위해 거품 지속력도 대폭 향상시켰다. 4단계 미세 여과 과정을 통해 부드러움을 방해하는 요소를 걸러내며 최상의 주질을 구현했다.
서혜연 오비맥주 마케팅 부사장은 "소비자들에게 부드러운 순간을 선사하고자 패키지와 거품에 주안점을 둔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도 맥주 브랜드 '클라우드' 리뉴얼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KLOUD QANA' 'KLOUD CATCH' 'KLOUD CHILLING' 등 브랜드 상표 출원도 마친 상태다.
국내 맥주 3사가 신제품과 리뉴얼 제품을 출시하는 상황에 수입맥주와 수제맥주 업계도 여름 성수기에 맞춰 더 다양한 제품들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홈술, 혼술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위스키, 하이볼, 와인 등 다양한 주종들의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맥주 시장도 하나의 브랜드가 아닌 여러 브랜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해 카스·테라 등 국산 라거 맥주의 매출 점유율은 42.2%로 2020년(45.9%) 대비 3.7% 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 맥주 점유율은 47.9%에서 41.4%로 줄었다.
국산 라거와 수입 맥주 수요를 흡수한 건 수제 맥주다. 수제 맥주의 매출 점유율은 2018년까지 만해도 1% 미만이었으나 2020년 6.2%로 늘어난 뒤 지난해 16.4%까지 뛰었다. 코로나 19로 홈술 족이 늘면서 다양한 맥주를 마시기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원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으로 주류 시장에 활기가 도는 가운데 신제품과 리뉴얼 출시가 잇따르는 만큼 한동안 마케팅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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