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상훈 HSHI 자동화혁신센터 상무 만나
인력난 완화 위해 협동로봇 도입 필수적
효율성 제고, 용접 작업 20%↑ 대체 가능
기계·자동화 기술, 신기술 현장 적용 목적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증가로 인해 인력 수급이 절실해지면서, 이를 지원할 협동로봇 등 자동화 설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올 연말까지 협동로봇 40대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작업 효율성을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류상훈 현대삼호중공업 자동화혁신센터 상무는 지난달 22일 <EBN >취재진과 만나 “인력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협동로봇은 반드시 필수”라고 밝혔다. 그는 “기술 개발 속도, 현장의 로봇 적용에 대한 의지에 따라 전체 용접 작업의 20% 이상까지 대체 가능할 것으로 믿고 로봇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HD현대 조선 계열사들과 함께 2030년까지 스마트 조선소로 전환하겠다는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AI 사물인터넷(IoT) 로보틱스 등의 기술을 활용해 생산을 최적화·자동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 1단계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 단계에선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가시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중장기 프로젝트는 조선업 인력난 해소와도 맞닿아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출범한 ‘자동화혁신센터’가 동력을 더하고 있다. 이 센터는 회사 내 흩어져 있던 생산기술 관련 조직을 통합해 고도화된 기계·자동화 기술과 제품화된 신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류 상무는 “생산 부문의 기계·자동화를 전략적으로 수립하기 위해 임원 혁신활동 및 사업계획, KPI 지수 관리를 통해 중점 추진 업무 진행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다른 연구개발 부서와 달리 현업 근로자의 니즈에 맞는 장비 개발과 현장 기술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동화 장비 적용에 대한 지표 관리보다는 현업 적용 후에도 완료 과제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개선부분을 찾아 더 수월하고 쉽게 기계화 및 자동화 장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현업과 소통하며 업무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 호황을 누리는 반면 인력난에 시름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러한 인력난 완화를 위해 자동화 설비 구축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류 상무는 “외국인 인력 도입 정책의 개선으로 현재 협력사 기준 3000여명의 외국인 인력이 현장에서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다만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증가에 따른 고급 인력이 절실해지면서, 이를 소화해낼 내국인 인력 수급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올해까지 400~500명 수준의 인력 수급이 추가로 필요하며, 부족한 인력 상황을 지원할 협동로봇 등 자동화 설비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8년 HD현대중공업이 업계 최초로 대조립 공정에 협동로봇을 도입했고, 현대삼호중공업은 올 연말까지 협동로봇 40대를 선제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협동로봇은 비숙련자도 최소한의 교육만 받으면 자동 용접이 가능하도록 제작됐다. 사람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팔을 움직여 정밀한 용접을 해내는 등 뛰어난 기술을 갖췄다는 게 류 상무의 설명이다.
앞서 조선업계는 캐리지 용접(기계화 설비)을 활용했는데, 1인당 다수 운용이 어렵고 적용처마다 장비를 바꿔야하는 문제를 겪었다. 기존 캐리지로는 하루 36셀을 작업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게 한 것이 바로 협동로봇이다.
류 상무는 “현대삼호중공업이 도입하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유니버설로봇(UR)의 협동로봇은 1인당 2대를 동시에 운용 가능하다”며 “최소한의 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우수한 품질의 용접을 할 수 있도록 설계돼 하루 50셀을 작업하는 등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수동 용점사 대비 협동로봇의 적용 비중을 수치화하기엔 어려운 단계다. 그러나 류 상무는 협동로봇 적용 범위의 확장성은 무한하다고 확신했다. 기술 개발 여건이나 현장 적용 여부에 따라 전체 용접 작업의 20% 이상 대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협동로봇 적용 확대로 인한 노조와의 불협화음 가능성에 대해선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일반 로봇과 달리 협동로봇은 근로자와 함께 일하는 역할임을 분명히 했다.
류 상무는 “노조원들 역시 인력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이에 협동로봇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으며, 노조와 개발자 간 협업을 통해 현장 친화적인 로봇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로봇 적용으로 노동 강도가 저하됨에 따라 동일한 인원으로 생산성이 향상된다면 별도 인원 증가 없이 작업량을 소화 가능하다”며 “당사에선 노조원도 직접 협동로봇을 활용하고 있으며, 문제점이나 개선점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협동로봇의 완성도를 100%에 가깝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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