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방위 공략…창립 2년만에 전세계 70개국 진출
마진보다 높은 마케팅 비용…작년 SNS 광고비만 2.7조
시장점유율 확대 후 흑전 목표…"단기 적자, 감내 수준"
중국계 이커머스(C커머스) 테무(Temu)가 창립 2주년을 맞았다. 2년 만에 전 세계 70개국에 진출하면서 외형확장에 성공한 테무는 판매 마진 대비 마케팅비 투입 비중이 높아 수익성은 담보되지 않는 상황이다. 테무가 시장 점유율을 높인 뒤 흑자전환을 노리는 ‘계획된 적자’ 전략을 지속적으로 밀고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테무가 지난 1일 창립 2주년을 맞았다. 테무는 지난 2022년 9월 1일 중국 공동구매 이커머스 대기업 핀둬둬의 모회사 PDD 홀딩스의 자회사로 설립됐다. PDD 홀딩스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지주사다. 자회사로 핀둬둬와 테무를 두고 있다.
핀둬둬는 중국 내 시장을 겨냥한 이커머스라면 테무는 해외 시장을 염두에 뒀다. 테무는 ‘Team Up, Price Down’의 줄임말로 ‘물건을 사는 사람이 많을수록, 가격도 저렴해진다’는 의미를 갖는다.
한국에는 지난해 7월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알리익스프레스·쉬인 등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과 삼각편대를 이루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웨일코 코리안 유한회사’로 한국법인을 설립했다. 그간 국내서 저가 공세를 펼친 결과 이용자 수도 늘었다.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테무 이용자 수는 691만4000명으로 쿠팡(3183만5000명), 알리익스프레스(907만1000여명)에 이어 국내 3위를 기록했다.
테무의 첫 타깃 해외 국가는 미국이다. 세계 3번째 인구 대국(3억4181만명)이자 구매력이 높은 미국에 선진출해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글로벌 확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판단에서다. 테무는 실제 미국 보스톤에 미국법인을 설립하고 동·서부에 해외 창고를 운영하면서 빠른 배송의 기반을 다졌다.
테무는 미국을 기점으로 진출 국가 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창립 1년 6개월 만에 진출 국가 수를 49개로 늘린 데 이어 2년 만에 70개국에 진출했다. 실제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테무는 해외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 모양새다.
글로벌 온라인 시장 조사 회사 Dynata가 지난해 9월 41개국 3만2510명을 대상으로 ‘해외직구 최근에 이용한 플랫폼’ 조사에서 테무는 응답률 7%를 기록하면서 이베이와 함께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창립 2주년인 테무가 창립 30년을 앞둔 이베이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해당 조사에서 아마존은 24%로 1위를 기록했고 알리익스프레스(16%), 쉬인(9%)이 뒤를 이었다.
테무의 해외 진출 전략 핵심은 ‘시장 점유율 확보’다. 시장 점유율 확보의 일환으로 테무는 유통 단계는 단순화하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제조업체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은 도·소매 판매자가 입점하는 오픈마켓 형식이 아닌 제조업체를 해외 소비자와 직접 연결한 것이다.
이는 핀둬둬가 중국 내수시장에서 제조업체·농가·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차세대 제조 모델’을 테무가 받아들인 것으로 유통 과정 단순화에 따라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주문과 동시에 제조공장이 물품을 발송해 배송 기간을 단축했다.
테무의 또 다른 전략은 ‘계획된 적자’다. 테무의 모회사인 PDD 홀딩스는 실적을 발표하고 있지만, 테무의 개별 실적은 공시하지 않는다. 다만 테무가 판매 건당 마진을 초과하는 비용을 마케팅에 투입하고 있어 적자를 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테무는 낮은 마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SNS 광고에만 20억달러(약 2조6830억원)를 투입했다. 아울러 테무는 주문 1건당 7달러(약 9391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무는 초저가 판매 기조를 이어가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뒤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나율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핀둬둬가 중국 내수 시장에서 대규모 흑자를 기록해 (테무의) 해외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단기 적자는 충분히 감내할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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