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함 없는 주행능력…안정된 코너링 우수
젠틀하고 다부진 영국 신사와 같은 외관을 갖췄지만 도로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과 인상을 준다. 에너지를 공급하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악셀레이터와 브레이크의 사전적 의미를 그대로 살릴 수 있는 차라고나 할까.
재규어는 국내에서 독일차, 일본차와 비교해 인지도와 판매량에서는 뒤지지만 경쟁차와는 다른 감성으로 마니아층을 매료시키고 있다. XE 역시 이미 대중화된 독일, 일본 프리미엄 세단과 차별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차체의 75% 이상이 알루미늄으로 구성돼 가볍고 강력하며 디젤엔진을 탑재한 스포츠 세단 재규어 XE 2.0 디젤 모델 시승을 최근 통해 성능을 확인해 봤다.
시승 구간은 서울 종합운동장역에서 출발해 경기도 용인 금호아시아나 인재개발원을 왕복하는 코스다. 약 110km를 도심과 고속주행 연비 주행 없이 다녔다.
XE는 동급 차량 중에서도 눈에 띄는 밸런스를 보여주는 차량이다. 우수한 파워를 갖춘 만큼 급가속, 고속주행, 급제동, 코너링에서 가장 안정된 움직임을 유지한다.
차량 전면부는 유선형으로 매끄러운 라인을 그리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 주간 주행등이 멋스럽게 자리잡고 있다. 또 단단한 모양의 보닛은 팽팽하게 긴장된 근육질의 모습을 완성했다.
측면부는 전륜과 후륜 사이를 매끄럽게 가로지르는 사이드 캐릭터 라인, 짧은 앞뒤 오버행으로 달리기 위한 스포츠 세단임을 강조하고 있다.
차량 내부를 살펴보면 럭셔리함이 묻어난다. 최고급 가죽으로 마감된 시트와 럭셔리한 느낌의 내부 인테리어가 조화를 이루면서 시야를 압도한다.
다만 낮은 차체와 다소 협소한 실내 공간은 패밀리 세단으로는 살짝 부족한 면이 있다. 승·하차 시에 유념해야 할 부분이 있다. 쿠페형에 가까운 구조로 인해 운전석 시트에 타고 내리면서 머리를 조심해야 한다.
시동을 켜고 도로에 진입하자 특유의 힘을 바탕으로 한 민첩함이 그대로 전달된다. 상대적으로 취약해 질 수 있는 차체 밸런스 등 안정감 역시 대체적으로 잘 잡았다.
당시 시승 차량에는 운전자를 포함, 총 5명의 인원이 탔다. 하지만 주행능력에 있어 답답함은 전혀 느낄 수 가 없었다.
저속에서 주행할 경우 노면 소음이나 진동이 따라왔지만, 고속 주행 시 풍절음은 적은 편이다. 엔진음은 생각보다 컸지만 거슬리지는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듣기 좋은 엔진음이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운전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원할 때 즉각적인 반응과 강력한 가속을 보장했는데 운행을 하면 할수록 피로함이 없어지며 진가가 나타났다. 고속으로 경사진 도로를 오르는데도 전혀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와인딩 구간의 고속 주행도 인상적이었다. 운전대를 꺾어도 뒤에서 차를 잡아주는 느낌이 들었다. XE에는 눈, 빙판, 젖은 노면 등 접지력 향상이 필요한 노면 상황에서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유연한 주행을 돕는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ll Surface Progress Control, ASPC)이 탑재됐다.
재규어랜드로버의 오프로드용 트랙션 시스템에 대한 노하우가 전수된 시스템이다. 급격한 코너링시 후륜에 자동으로 브레이킹을 걸어 차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주행하는 것을 돕는다. 아울러 4가지 주행모드 기본-에코-다이내믹-윈터 가운데 다이내믹으로 달리는 짜릿함은 재규어 XE만의 특징이다.
이에 경쟁 차종인 벤츠C클래스, BMW 3시리즈, 아우디 A4 등 독일차와 비교할 때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XE의 국내 판매가격은 4760만 원의 20d 프레스티지로 시작해 5400만 원의 20d R-스포트, 5510만 원의 20d 포트폴리오 그리고 2.0ℓ 가솔린 엔진을 얹어 4800만 원에 판매하는 20t 프레스티지, 6900만 원의 3.0ℓ 가솔린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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