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값 급등에 실적 기대감 상승
현대차 제치고 시총 2위 탈환, 무디스는 신용등급 전망 상향조정
SK하이닉스가 최근 급등한 D램 가격 때문에 웃음꽃이 폈다. 주력 제품인 D램 값 강세로 실적 기대감이 커지면서 2년 만에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 2위 자리를 탈환한 데 이어 국제 신용평가 등급도 상향조정됐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D램 가격이 최근 한 달 사이 25% 넘게 급등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표준제품인 DDR3 4Gb(기가비트) 512Mx8 1333/1600MHz 평균 계약가격(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31일 기준 1.88달러를 기록해 한 달 전(1.50달러) 대비 25.33% 올랐다.
이는 지난 2013년 3월 18.52%의 상승폭을 기록한 이후 약 3년 7개월 만에 달성한 가장 높은 수치다.
D램 가격이 급등하자 SK하이닉스의 실적 기대감도 커졌다. 전체 매출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가깝기 때문.
지난 3분기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매출 비중은 D램이 69%, 낸드플래시가 28%, 기타 비메모리 반도체가 3%를 차지하고 있다. 또 글로벌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약 27%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D램 가격 상승에 힘입어 지난 3분기에 매출액 4조2436억원, 영업이익 7260억원, 순이익 597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60%가 늘었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실적 개선에 힘입어 최근 시가총액 2위 자리까지 탈환했다. 지난 7일 기준 SK하이닉스 시총은 30조2120억원으로 현대차(30조1778억원)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가 시총 2위에 오른 것은 지난 2014년 11월 5일 이후 약 2년 만이다.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도 S신용등급 전망에 이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7일 SK하이닉스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글로리아 취엔 무디스 부사장 겸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확고한 위치와 풍부한 유동성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D램 가격 상승과 함께 자신감을 회복한 SK하이닉스는 D램 개발과 더불어 3D 낸드플래시 양산에도 박차를 가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에 나섰다. 특히 그동안 D램 대비 비중이 적었던 낸드플래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의 확산으로 서버 및 저장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해당 제품의 인기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낸드플래시는 휘발성 메모리인 D램과 달리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날아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의 일종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낸드 시장이 내년에 337억달러 규모로 성장해 D램(332억달러)을 처음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연내 48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48단 3D 낸드가 양산되면 D램 의존도가 낮아져 안정적인 매출구조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SK하이닉스는 보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48단 3D 낸드를 생산하는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도시바, 마이크론 등 글로벌 업체들도 48단 개발은 시도했으나 기술적 어려움으로 안정적인 양산에는 실패했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에 72단 3D 낸드 개발을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환경과 경쟁구도 속에서도 끊임없는 기술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톱2 메모리 반도체 회사로서의 사업 경쟁력을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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