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ETRI 대강당서 개최된 장학퀴즈 <대결! 엑소브레인> 녹화에서 국내기술로 개발된 인공지능 엑소브레인이 퀴즈왕 등을 제치고 완승했다. 본방은 오는 12월 31일 EBS를 통해 저녁 5시45분 방송된다.ⓒ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엑소브레인(국내 인공지능)의 뛰어난 능력에 놀라웠고 문제에 답하는 뛰어난 능력과 흔들림 없이 일정한 페이스대로 유지되는 실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퀴즈대결에 참여한 대원외국어고 2학년 이정민양)

먼 미래로 여겨졌던 인공지능(AI)시대가 성큼 앞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대강당서 개최된 EBS 장학퀴즈 녹화방송에서 국내기술로 개발한 인공지능(AI) ‘엑소브레인’이 장학퀴즈 상·하반기 우승자, 2016년 수능만점자 등 인간 퀴즈왕 4명을 제치고 2등과의 점수차를 160점 앞선 510 대 350으로 완승했습니다.

엑소브레인은 2013년부터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추진 중인 SW분야의 그랜드 챌린지 과제의 일환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20개 기관이 개발한 토종 인공지능입니다.

엑소브레인의 핵심기술은 글로 기술로 된 언어를 분석하는 기술, 분석된 언어분석 결과를 지식으로 축적하는 기술, 실제 문제가 주어졌을 때 정답을 추론하는 기술로 구성이 됩니다. 이 인공지능은 퀴즈에 앞서 12만권 분량에 해당하는 백과서전, 국어사전, 한자사전 등의 언어를 이해하며 지식을 축척했고 이날 장학퀴즈에서 추론을 통해 가장 많은 정답을 맞췄습니다.

대결 중 엑소브레인이 고민하는 모습도 오답을 낸 사례도 볼 수 있었습니다.

엑소브레인의 퀴즈대결은 총 10년 동안의 연구기간 중 4년차인 1단계 개발기술의 수준을 검증하기 위해 진행됐습니다.

2단계 프로젝트에서는 2020년까지 상담, 법률, 특허 등 전문지식의 QA(질의응답) 솔루션의 세계적 성능 달성을 목표로 추진됩니다. 프로젝트의 마지막 3단계 2022년까지는 영어로 전문지식 질의응답 QA 솔루션 개발과 아울러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 활용 될 수 있는 지능형 로봇 QA, 웨어러블 QA 등의 솔루션도 개발될 예정입니다.

우리가 인공지능에 대해 신선한 충격을 받은 건 아무래도 지난 3월 이세돌 9단과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구글 딥마인드 챌리지매치(Google Deepmind Challenge match)’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세돌 9단과 구글의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EBN

최고의 바둑 인공지능과 바둑의 최고 인간 실력자의 대결로 주목을 받았었죠. 알파고가 4승 1패로 이세돌에게 승리하면서 ‘공상과학영화나 소설에서 볼법한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인간세상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그리고 국내 인공지능기술 발전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도 됐죠.

우리나라도 국가차원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핵심 기술입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8월 미래를 책임질 9개 국가전략 프로젝트 가운데 인공지능을 선정하고 향후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올해 AI 국내 기술수준을 미국 등 선도국 대비 올해 70.5%, 2026년까지는 100% 향상시켜 따라잡을 계획입니다.

세부적인 AI 프로젝트의 추진과제로 우선 민관이 협력을 통해 AI 공통 플랫폼 개발해 2019년까지 언어와 영상 이해 기술, 2022년 전문지식 기반 의사결정 지원, 2026년 복합지능이 가능하도록 추진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AI 원천기술도 집중하고 이를 위해 2026년까지 AI 전문기업 1천개, 3천600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윤근 ETRI 자동통역언어지능연구부 부장은 “우리나라 인공지능 수준은 아직까지 세계적 탑 수준에 비해 조금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부차원서 투자를 늘리기 때문에 조만간 선진국 수준으로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엑소브레인 연구과제 책임자 박상규 박사는 “올 초에 알파고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인공지능에 관해서 관심이 많으신 줄 압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뭐하고 있느냐고 걱정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저희도 곧 좋은 상용제품을 내놓겠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인수한 미국 실리콘 밸리 소재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 기업 비브 랩스 경영진과 함께 삼성전자와 비브 랩스의 인공지능 전략 및 개발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비브 랩스의 인공지능 플랫폼은 내년 상반기 삼성전자가 선보일 갤럭시S8에 탑재될 예정이다.ⓒ삼성전자

국내기업들도 글로벌 기업들의 흐름에 발맞춰 인공지능 기술 확보와 생태계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당장 삼성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의 인공지능 벤처기업 비브 랩스(VIV Labs)를 인수하고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S8에 인공지능(AI) 플랫폼 탑재를 공식화했습니다.

현재 상용화 수준인 인공지능 앱 없이도 원하는 것을 말하면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는 개방형 플랫폼(기반) 형태로, 향후에는 스마트폰 외에도 모든 기기를 인공지능으로 연결시켜 생태계를 구축하겠단 목표를 밝혔습니다.

SK텔레콤도 최근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출시했습니다. 아마존의 음성 인공지능 알렉사가 탑재된 ‘에코’과 비슷합니다. 누구는 사용자가 원하는 바를 파악한 후 가전기기 제어, 음악 추천 및 자동 재생, 날씨 및 일정 등 정보 안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SK텔레콤은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추후 T맵 연계 실시간 빠른 경로 안내, 간편 지식 검색 등의 서비스도 추가할 계획입니다.

네이버도 애플의 ‘시리’, 구글의 ‘어시스턴트’와 비슷하게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음성인식 비서인 ‘아미카’를 공개 했습니다. 오늘 날씨나 일정, 버스 도착시간을 알려주고 출근할 때 듣기 좋은 노래 등을 추천해줍니다. 네이버는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 기술 강화에 집중하고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과 협업, 국내외 우수 인재 채용 계획 등도 밝혔습니다.

최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개막한 제3회 세계인터넷대회 기조연설에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의 리옌훙(사진) 회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래의 기회는 인공지능(AI)에 있다. 모든 부분에서 인공지능이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우리는 모든 일과 시장이 새로워지는 상황을 예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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