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최저임금 소급적용 '충돌'..노조 '형평성 위배' 반발

송고 2016.12.22 09:36 | 수정 2016.12.22 09:37
박종진 기자 (truth@ebn.co.kr)

사측 6급직원들 최저임금 소급분 반영...매니저들 직책수당 포함 일괄적용

노조 직책수당 별도 '형평성 논란'...일각 "소급적용 자체가 위법"지적도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를 두고 노사간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KB손해보험이 고졸 및 전문대 출신의 직원(6급 직원)의 최저임금 차액분에 대한 소급 적용을 두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KB손해보험은 이들 6급 직원들의 3년간 최저임금 차액분에 대해 소급적용해 주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으나, 매니저와 스텝직원들간 직급 및 직책별 차등을 두지 않고 일괄 지급하겠다는 방침에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관련 법규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올해의 경우 시급 6030원으로, 주 40시간 근로의 경우 126만원 가량이다.

22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KB손해보험은 6급 직원의 최저임금 소급액을 지급하기로 했다.

당초 회사측은 최저임금 소급과 관련 고거 지점 총무 등 매니저와 지점 및 스텝 직원(고교 및 전문대 출신의 본사 및 지점 근무자)간 직책구분 없이 최저임금을 소급 지급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KB손보 노조는 매니저와 스텝을 직책구분 없이 지급하면 "소급분을 받는 직원들의 사기 저하 및 회사가 추가적인 금전적 지원에도 불구 되레 직원들의 불만만 키울 수 있다"며 매니저 직원들의 직책수당을 제외한 후 소급 지급할 것을 요구해왔다.

노조 관계자는 "최저임금 소급분에 대해 사측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한 후 직원들의 사기저하 등을 감안해 긍정적으로 검토해 매니저들의 직책수당을 제외한 후 소급 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측은 당초 입장을 급 수정해 3년간 최저임금 차액분을 소급 적용하면서 매니저들에게 직책수당을 포함해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에 당초 사측의 입장과 달리 매니저들의 직책수당이 포함돼 최저임금 차액분이 소급 적용하게 된 배경을 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측이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가 입장을 변경한 것은 KB금융지주의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KB손보내 분위기는 과거 LIG손보 시절과 달리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분위기가 만연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KB금융지주로 인수된 후 직원들의 로열티는 갈수록 떨어지고, 개인 성과주의가 만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차라리 롯데그룹에 인수되는 것이 낫을 것이란 푸념이 적지않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위법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액 이상의 지급의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에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한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제28조 제1항에 의해 처벌을 받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측이 법 적용에 앞서 최저임금 차액분을 소급 적용하면서 금전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니저들의 직책수당을 소급 적용분에 포함한 것 같다"면서 "이는 직원에 대한 배려는 아닌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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