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 "기술 개발해 다시 도약"...자율주행차 등 신시장 주도권 노려
중국 현지 전략 신차 '올 뉴 루이나'·기아차 '페가스' 등 출시 집중
한미 FTA 개정에 따른 무관세 부활 우려 예의주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직격탄을 맞은 현대기아자동차가 정의선 부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해외시장 판매 부진 타개를 위한 묘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계속되면서 국내 기업의 중국사업 철수가 잇따르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는 초대형 시장인 중국을 절대 포기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시장 판매량이 곤두박질친 상황에 한미FTA 재협상 논의까지 이뤄지는 등 대외 악재가 이어지고 있어 정의선 부회장이 주도할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략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7월 열린 청와대 기업인 만찬회동에서 중국 사드에 따른 실적 애로사항을 묻는 문재인 대통령의 질문에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기회를 살려 다시 기술 개발해서 도약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R&D)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자율주행차 등 새롭게 형성되는 신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술 개발을 의미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친환경, 차량IT, 자율주행 등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비단 현대기아차 뿐만 아니라 모든 차 업계에서 개발중인 미래 기술”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사드 여파로 중국 시장에서 여전히 힘을 못쓰고 있는 상황이다.
올 들어 9월까지 현대기아차의 중국 누적 판매량은 70만2017대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20만2688대 판매 대비 41.6% 감소한 수치다.
브랜드별로는 같은 기간(1~9월) 현대차의 중국 누적 판매량은 48만9340대로 전년동기 대비 37.2%, 기아차 중국 누적 판매량은 21만2677대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49.8% 줄었다.
현대기아차는 이처럼 장기화되는 사드보복에 대응해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현지 맞춤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시장 사업 철수는 없다”라며 “기업에서 할 수 있는 중국 소비자에 맞춘 신차 출시를 비롯해 고객 마케팅, 사회공헌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현대차 중국 합자법인 베이징현대는 현지에서 소형세단 ‘올 뉴 루이나’ 신차발표회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신차 효과를 노리면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연말까지 현지 전략형 SUV ‘신형 ix35’도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차 중국 합자법인 둥펑위에다기아도 지난달 중국에서 세그먼트 경제형 엔트리 세단 ‘페가스’를 출시했다. 특히 페가스는 개발단계부터 중국 현지 고객들의 요구를 철저하게 반영됐다.
앞서 기아차는 올 들어 중국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개선된 중형세단 ‘K4’, 소형 SUV ‘K2 크로스’, 대형 SUV ‘KX7’를 연달아 출시한 바 있다. 11월에는 현지 소비자 기준에 맞춘 ‘신형 포르테’도 출시한다.
중국보다 더 급한 곳은 미국이다.
트럼프 집권 이후 뚝 떨어진 미국시장에서의 판매량 회복을 위해 현대차는 최근 '3일 전액 환불'을 비롯해 대대적인 소비자 친화적 마케팅에 돌입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한미FTA 개정에 따른 관세 부활(2.5%)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체 해외판매 중에서 미국시장의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현대차가 33.2%(33만5762대), 기아차가 30.6%(33만2470대)에 달한다. 중국과 더불어 1, 2위를 다투는 규모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미국 판매량의 절반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어 관세가 부활될 경우 가격경쟁력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자동차관세 2.5%가 부활하면 현대차 영업이익은 4.1%(2100억원), 기아차는 8%(144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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