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성과급, 당기순이익 30%...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용보장도”
한국지엠 노조 “에퀴녹스 국내생산, 미래 발전 전망에 대해 답변 달라”
올해 완성차업계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올해를 시작하면서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가 급전직하한데다가 2위 시장인 미국시장에서도 맥을 못 추면서 전체 판매량이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현대차는 내수에서 그랜져의 인기로 점유율을 단번에 회복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한국지엠은 GM의 해외 사업장 철수와 맞물려 한국철수설이 불거지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현대차와 한국지엠은 노조의 발목 잡기로 임금협상이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은 신차가 없는 한해를 지나고 있다. 쌍용차만이 티볼리의 호조와 G4렉스턴의 안착으로 그나마 얼굴에 웃음기가 감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기조로 인한 한미FTA 재협상은 완성차업계의 수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편집자주]
현대·기아자동차, 한국지엠자동차 노사가 연내 2017년 임단협을 타결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연말이 코 앞으로 다가올수록 대치가 극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는 내년 경영환경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과 성과급 인상을 목표로 부분파업을 통해 사측 협의를 이끌어 내려고 압박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무노동·무임금 원칙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국지엠차 노조는 현대차 노조의 임금 투쟁과 성격이 다른 생존권 보장이다. 지난 1분기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이후 철수설에 시달리고 있는 회사를 상대로 신차투입 계획, 생산물량 확보 등을 포함한 장기적 발전 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경영 여건상 이마저도 제시하기 힘든 처지다.
◆ 현대차 노조 부분파업 중…“성과급, 당기순이익 30% 달라”
현대차 노조는 성과급으로 전년도 당기순이익 30%를 요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정년 64세 연장, 해고자 원직 복직,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용보장 합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용보장은 인력을 대신할 AI(인공지능)이 생산시설에 적용되더라도 고용을 약속하라는 의미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4만2879원(별도승급 1호봉+정기호봉승급분 포함) 지급과 성과급 250%, 일시금 140만원, 단체개인연금 5000원, 포인트 20만원 지급 등을 제시하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노조가 합의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사측이 제시한 조건은 2016년도 임단협 보다 기본급, 성과급, 포인트 등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반발은 극심하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는 “우리(노조)가 끝이면, 너희(사측)도 끝이다”며 파업을 무기로 사측과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월 출범한 새 노조 집행부는 지난달 27~28일 파업을 시작으로 이달 5~8일 나흘간 연속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어 11~15일까지 단계별로 완성차, 간접사업부, 전 공장으로 3~4시간 연속 부분파업 진행한다. 전 노조 집행부도 올해들어 임단협 과정에서 8번 파업했다.
현대차 노조는 “한전부지 땅 투기 이후 반발하는 주주를 달래기 위해 주당 배당금 4배 올려 총 1조원이 넘는 소득을 안겨주었듯 피땀 흘려 노동한 5만1000명 조합원들에게도 그에 합당한 임금 및 성과급을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사측은 노조의 파업으로 차량 4만3000여대, 8900억원 상당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회사는 “대내외 경영여건이 어려운데 또다시 파업에 들어간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파업 참가자 전원에 대해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고, 사업부별 순환파업으로 다른 사업부 생산라인 가동까지 중단된 경우 해당 근로자 역시 파업에 따른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노사가 연내 임단협 교섭에 실패하면 내년에 2017년, 2018년 2년치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양측 간 서로 밀리지 않으려는 임단협 분위기 속 회사 또는 노조가 승기를 잡을지 이목이 쏠린다.
◆ 속타는 한국지엠 노조, “에퀴녹스 국내생산” 요구
한국지엠도 연내 2017 임단협을 끝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6일 20차 임금교섭을 진행했지만 타결에 실패했다.
한국지엠 노조가 무엇보다 임단협에 지엠 인기차종 ‘에퀴녹스’ 국내 생산 등이 포함된 각 공장·부문별 미래발전전망 확약이 포함 되길 요구 중이지만 사측은 에퀴녹스 수입판매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노조 측이 만족할 만한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퀴녹스는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지엠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줄,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신차다.
한국지엠 노조는 “카젬 사장으로부터 에퀴녹스를 수입판매 하겠다는 답변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지엠의 모든 공장들이 정상 가동되는 상황에서 차량 라인업 구성을 위한 몇몇 차종의 수입판매는 있을 수 있지만 생산물량이 없어 군산, 부평 2공장이 원활하게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미래발전 전망에 대한 회사의 응답 없이 에퀴녹스 수입 판매는 노동조합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촉구했다.
또 노조는 사측에 2조원 적자 구조 원인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쉐보레 유럽·러시아 철수 비용, 우선주 상환비용의 이자비용 등 1조5000억 가량 영업외 비용과 글로벌 GM에 연구 개발비 명목으로 연 6000억원, 5년간 3조원 가량 막대한 비용을 한국지엠에서 지출했는데도 생산할 차가 없는 현 상황도 답변을 요구 중이다.
이외 노조는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올 3월 1일 기준), 성과급 500% 지급, 8+8 주간연속 2교대제 및 월급제 시행 등을 요구 중이다.
반면 사측은 글로벌 지엠 정책의 일환임을 강조하며 노조가 요구하는 구체적 성장 대안 없이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노조의 협력을 받아내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연말 안에 2017 임투가 끝나길 원한다”면서 “사측이 미래전망에 분명한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지엠은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조와도 마찰을 빚고 있다. 한국지엠은 최근 부평공장과 창원공장 등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근무하는 4개 공정을 인소싱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해고 통보를 받은 창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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