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제2여객터미널 개항·델타항공 JV 설립 등 겹경사
박삼구 회장, 그룹 경영 정상화 시동…"항공계열사 중심으로 내실 경영 집중"
항공업계 양대 수장이 지난해의 경영 성과로 인해 올해 엇갈린 행보를 걷게 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긍정적인 업황에 따른 항공 계열사들의 선전이 계속되면서
그룹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성공했다.
여기에 올해는 제2여객터미널 개항과 평창올림픽·조인트벤처 설립 등 수익성 높은 사업들이 결실을 맺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룹의 내실과 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해 금호타이어 경영권 포기와 실적 부진, 그리고 항공 계열사 경쟁력 약화에 따라 올해는 내실 경영에 집중해야 하는 처지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업계 양대 수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올해 엇갈린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 몇 년간 주요계열사였던 한진해운 파산사태 여파로 사업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여기에 조 회장 일가를 둘러싼 오너리스크가 재점화되면서 그룹 전체가 휘청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조 회장에게 있어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최상의 한해가 될 전망이다. 바로 그 중심에는 핵심 계열사로 떠오른 대한항공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사태 이후 그룹 내 핵심계열사로 입지를 굳혔다. 이는 핵심사업에 대한 경영 역량을 집중해야한다는 조 회장의 판단에 따라 대한항공에 모든 힘을 실어준 덕분이다.
한진가의 실질적인 후계자로 꼽히는 조원태 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한 뒤 그룹 내 모든 계열사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이후 대한항공이 중점적으로 추진한 핵심 사업들은 속속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제2여객터미널과 델타항공과의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 설립이 그것이다.
가장 먼저 오는 18일에는 제2여객터미널(T2)이 개항할 예정이다. 제2여객터미널은 국정항공사 중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사용하게 된다.
이곳에는 스카이팀 소속 회원사인 미국 델타항공·에어프랑스·네덜란드 KLM도 함께 입주해 체크인·보안검색·탑승 등 출입국을 위한 모든 절차를 독립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그만큼 자사의 승객들만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지는 셈이다.
T2가 운영을 시작하면 대한항공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아시아 환승여객 유치 및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여타 항공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다.
미국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JV)' 설립도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한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델타항공이 T2를 함께 사용하게 된다는 점에서 환승시간 단축 및 환승승객 유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2월 개막하는 평창올림픽 특수까지 더해지면 항공 여객 증가에 따른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반면 박삼구 회장은 올해 그룹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힘을 쏟아야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박 회장의 평생의 숙원이었던 금호타이어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인수 시도 과정에서 금호그룹 내 계열사들에 재무부담이 더해진데 따른 여파가 이어지고 있기에 쇄신에 속도를 내야하는 절박한 처지다.
여기에 더해 그룹 주력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영향으로 실적과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두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노선과 기재 규모면에서 이젠 단순 비교가 불가능할 만큼 차이가 벌어졌다"며 "박 회장이 항공업을 중심으로 그룹을 재편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모든 면에서 벌어질 대로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 탓에 박삼구 회장은 지난 2일 시무식에서 "지난해 우리 그룹은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로 인해 최악의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외형 성장 보다는 내실 경영을 통한 이윤극대화에 총력을 기울여야한다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올해 항공·건설·고속 분야 집중을 통한 그룹 경영 정상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주력인 항공 계열사에 힘을 실어 이익 극대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올해는 항공이 그룹의 비상을 이끌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에어부산도 다른 LCC와 대비해 영업이익을 극대화 시켜줄 것을 당부하며, 에어서울 역시 작년의 적자를 벗고 반드시 올해의 사업목표를 달성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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