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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가상화폐③]"몰빵투자 막는다"…카드 거래도 막힌 가상화폐

  • 송고 2018.01.21 00:00 | 수정 2018.01.21 00:06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여신금융협회-8개 카드사 거래소명단 공유…위험성 우려

해외가맹점 수색 '난점' 많아…사이트 난립·정보는 제한

여신금융협회는 국내 8개 전업 카드사들과 함께 카드로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없도록 신용·체크카드 거래를 중지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픽사베이

여신금융협회는 국내 8개 전업 카드사들과 함께 카드로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없도록 신용·체크카드 거래를 중지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픽사베이

카드업계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거래 차단을 단행한 데 이어 해외 거래소까지 거래를 중단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금융당국의 가상화폐 거래 규제에 동참하고, 신용카드로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몰빵' 투자를 막기 위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단체인 여신금융협회는 국내 8개 전업 카드사들과 함께 카드로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없도록 신용·체크카드 거래를 중지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신규 계좌를 열어주지 않고 있으며 실명확인계좌도 도입하지 않기로 하면서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대거 이동하는 '엑소더스'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와 달리 해외 거래소는 아직도 신용카드로 가상화폐 결제가 가능한 곳이 많다. 비자나 마스터 등 국제 결제 카드만 있으면 국내 카드로도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화폐 투자가 가능하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도 지난해 일부 카드사들이 카드로 가상화폐를 살 수 있도록 했지만 정부가 '카드깡'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해 지난 9월 관련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이 때문에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10일 회의를 열어 해외 거래소에서 카드 결제를 막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 결과 카드사들은 가상화폐 거래소 또는 가상화폐 거래소로 특정되는 가맹점에 대해 결제 승인을 막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발맞춰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18일 국내 8개 전업 카드사들에게 결제 서비스를 중단할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의 명단을 발송했다. 카드사들 각자 가상화폐 거래소를 찾아내면 수시로 상호와 가맹점 번호 등 정보를 협회에 공유하기로 협의한 데 따른 조치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서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 중단을 진행 중이다"라며 "협회와 카드사들이 이를 위해 함께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금융권에서도 카드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의 위험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국 금융정보사이트 인베스토피디아 등에 따르면 미국 대형 은행 캐피탈원은 자사 신용카드로 암호화폐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거래를 차단했다. "가상화폐의 제한적인 주류 수용성을 비롯해 부정거래 위험성, 손실, 내재변동성 등의 상승에 대응해 조치를 취했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카드 구매는 '신용'을 기반으로 거래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상화폐를 돈, 자산으로 구매하는 것보다 위험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이런 기조로 앞으로 국내 카드사들은 결제 중단 해외 거래소 대상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다만 가맹점인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를 찾아내는 일이 난관이다.

국내 가맹점은 각 카드사들이 직접 계약을 맺기 때문에 가맹점에 대한 정보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반면 해외 가맹점의 경우 비자나 마스터 등 국제 브랜드 카드사가 계약을 맺고 국내 카드사는 수수료를 주고 이용하는 구조다.

국내 카드사가 국제 카드사로부터 해외 가맹점 정보를 받을 때에는 시리얼 번호로 구성된 가맹점 코드를 받는다. 이 코드 만으로만 가맹점의 실체를 알 수 없다고 카드업계는 설명한다.

해외에 우후죽순으로 난립하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일일이 찾아내는 작업도 어려움이 많다. 세계적 가상화폐 정보업체인 코인마켓캡이 집계하는 전세계 거래소 수만 해도 7600곳에 달한다.

여신금융협회가 공유한 리스트에서도 기재된 거래소 수는 20여 곳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 초까지 자체적으로 차단한 거래소는 4곳 정도"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가상화폐에 대한 자료나 통계가 부족한 실정에서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방침에 보조를 맞춰야 하고, 투자자들의 불만 또한 제기되는 상황이 겹치며 카드업계는 이중고를 겪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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