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 박삼구 회장 성희롱 고발글 게재돼
'#미투'(#MeToo) 운동 확산 조짐…블라인드 내 공감 댓글 이어져
최근 검찰 내부의 성추행 피해 폭로로 시작된 한국판 '#미투'(#MeToo)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격려 행사 등에서 여 승무원들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일 아시아나항공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소통경영'을 강조하는 박삼구 회장은 한 달에 한 번 오전 7시 30분께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로 출근해 비행 승무원들을 격려한다. 아울러 직원들과의 스킨십 기회를 넓히기 위해 등산 행사도 진행한다.
사건의 발단은 직장인들을 위한 익명 게시판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승무원 격려 행사시 박삼구 회장의 적절치 못한 신체접촉에 대해 항의하는 글을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이 인물은 게시판에 "승무원 격려 행사는 승무원이 박삼구 회장을 영접하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이 오면 미리 선발된 승무원들이 도열해 있다가 옆에 가서 팔짱을 끼고 갖은 아부를 한다"면서 "만약 데면데면하는 여직원이 있으면 (박 회장이)'너는 나 안 안아주냐'며 강제 추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승무원들 앞에서 '내가 기 받으러 왔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박 회장은 승무원들과 악수와 포옹을 하면서 손을 주물렀고 이런 행동들이 승무원들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인물은 "파트장이나 본부장(급) 관리자들 또한 여 승무원들에게 박삼구 회장이 양 팔을 벌렸을 경우 달려가 안겨야 한다고 교육하고 있다"며 상급 직원들의 행태도 지적했다.
그룹 차원에서 매년 1월 진행하는 박 회장과의 등산 행사에 대한 내용도 있다.
또다른 인물은 블라인드 게시판에 "북한산 중턱에 있는 음식점 별채에서 박 회장이 여성 승무원들한테만 세배를 받고 세뱃돈을 건넨다"며 "이 행사도 승무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강제성을 띄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사실관계가 확인이 안됐다"며 "현재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블라인드에서는 성추행·성폭력 사건을 고백하는 캠페인인 '#미투'(#MeToo)에 동참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