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항사·LCC간 국제선 분담률 격차, 2016년 16.1%p→올해 0.7%p까지 좁혀져
베트남항공·세부퍼시픽 항공, 나트랑 노선 개설·칼리보(보라카이) 노선 증편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해들어오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움직임에 외항사들이 국내 여행객을 빼앗길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선을 점령한 LCC들이 국제선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LCC의 1월 기준 국제선 분담률은 2016년 18.2%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24.1%로 20%를 돌파한 뒤 올해는 30%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항사들은 역성장을 거듭했다. 외항사들은 같은 기간 국제선에서 34.3%의 분담률을 기록한 뒤 지난해 33.9%, 이어 올해는 2016년보다 낮은 30.7%의 분담률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외항사와 LCC 간 격차도 점차 좁혀지고 있는 상태다. 분담률은 지난 2016년 1월 기준으로 16.1%p에서 올해 0.7%p까지 줄어들었다.
실제로 지난 2년 사이 LCC들은 공격적인 기재 도입을 바탕으로 한 국제선 신규 노선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지난해 사드 여파에 따른 중국 노선 여객 급감으로 해외 근거리 대체노선을 확충하는데 주력했다.
이에 2013년 3만5000회에 그쳤던 LCC 운항 횟수도 지난해 3.5배 늘어난 12만2000회를 기록했다. LCC의 지속적인 약진에 업계 일각에서는 LCC가 외항사를 잠식할 날도 머지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LCC들의 공습에 외항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지만 인천발 노선 운영에 바짝 신경쓰는 분위기다.
특히 동남아계 외항사들은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중·단거리 노선에서 LCC들과 직접적으로 경쟁 중인 상황에서 동남아를 찾는 국내 여행객 수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여행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노선 확충 및 개설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베트남 국영 항공사 베트남항공은 인천~나트랑 노선을 신규 개설했다. 인천~나트랑 노선은 하노이·호치민·다낭 노선에 이어 베트남과 인천을 연결하는 베트남항공의 네 번째 노선이다.
이번 신규 취항은 최근 증가세를 보이는 베트남 관광 수요 및 베트남 관광객의 한국 여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나트랑의 경우 계절에 상관없이 최고 인기의 여행지로 각광받으며 국내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 LCC 중에는 제주항공이 매일 운항 중이다.
베트남항공은 오는 26일부터 주 4회 운항을 시작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매주 월·수·목·일 오전 6시 20분에 출발해 오전 9시 20분(현지시각)에 도착하며 귀국편은 나트랑국제공항에서 화·수·토·일 오후 9시 35분(현지시각)에 출발해 다음날 오전 4시 30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필리핀 최대 항공사인 세부퍼시픽 항공도 인천~칼리보(보라카이) 노선을 증편했다. 세부퍼시픽 항공은 이 노선을 매일 한 차례 운항했었지만 오는 6월 1일부터 매일 2회로 증편해 운항할 계획이다. 이번 증편에 따라 세부퍼시픽항공은 주당 1260석을 추가적으로 공급하게 됐다.
인천~칼리보(보라카이) 노선 또한 국내 여행객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필리핀 보라카이에는 작년 한해에만 국내 여행객이 200만명 이상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노선에는 국내 LCC 가운데 진에어와 에어서울이 운항 중이다.
세부퍼시픽 항공 관계자는 "항공편 선택의 폭이 증가됨에 따라 개개인의 여행 스타일에 맞춰 더 편리한 항공 스케줄로 여행을 즐길 수 있어 보라카이 여행이 한 층 더 풍부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한국 여행객들이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외항사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한국 항공 시장이 눈에 띄게 성장하면서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물론 한국 여행객들이 다른 나라 항공사보다는 자국 항공사를 이용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국적 LCC보다 저렴한 운임과 초특가 판매 이벤트를 무기로 경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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