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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의 브랜드] 통제된 CEO

  • 송고 2018.03.26 16:29 | 수정 2018.03.26 16:51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우리 사회엔 참 많은 세대가 있다. 전후세대부터 베이비붐세대, X세대, Y세대, 밀레니엄세대까지 경제가 급성장하고 사회문화가 빠르게 변하면서 여러 세대가 생겨났다. 세대는 연령대 별로, 때론 사회적 현상에 따라 나눈다.

우리 사회를 굳이 둘로 나누자면 구세대와 신세대로 나눌 수 있다. 나이 기준으로는 40대 중반 즈음이지만 나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자기 의사 표현을 얼마나 자유스럽게 하느냐가 가장 큰 구별점으로 보인다.

신세대는 자기 의사 표현에 거침이 없는 반면, 구세대는 의사 표현이 상당히 조심스럽다. 아마도 우리나라가 조선시대의 계급사회부터 일제시대, 군사정권시대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자기 입 하나 제대로 놀릴 수 없는 통제된 삶을 살아오면서 암흑기의 잔재들이 아직도 우리 구세대들에게 남아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경영계을 보자면 구세대가 떠오른다.

대기업 CEO 자리는 샐러리맨들의 로망이다. CEO들을 보자면 화려한 스펙에, 무에서 유를 창조한 입지전적의 업무 경험으로 무장해 있다. 특히 요즘 CEO들은 패션에도 상당히 신경을 쓴다. 핏 좋은 슈트를 입고, 2~3명의 보좌진들과 검은색 고급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멋있는 장면이 연출된다.

그러나 그런 CEO들에게 딱하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입(口)이다. 우리나라 CEO들은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 대외 장소에서는 더욱 심하다. 주총장에서도 쓰여진 대본만 읽고, 자기 소견이나 애드립은 절대 하지 않는다. 당연히 기자들을 만나서도 거의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주총 시즌이어서 주총장에서 여러 CEO들을 만나봤지만, 어느 누구로부터도 한마디 얘기를 들을 수 없었다.

A제과기업의 정기주총을 찾아갔지만 취재가 거부됐다. 우연히 40대의 오너 CEO를 만날 수 있었지만, 그를 둘러싼 다른 임원들의 적극적인 제지로 질문 하나 던져볼 수 없었다.

식품업계 상위권인 B기업의 주총도 행사장 취재가 거부됐다. 행사장 밖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사장에게 사업계획을 질문해 보려 했지만, 취재에 아랑곳없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바람에 역시 한 마디도 들을 수 없었다.

유통업계 상위에 있는 C그룹은 다양한 사업군을 더욱 효과적이고 전문적으로 경영하기 위해 전문경영 체제를 도입하고 각 분야마다 역량과 덕망을 갖춘 전문 CEO를 선임했다. 하지만 그룹 회장을 대신해 이끌고 있는 2인자의 목소리만 언론에 나올 뿐, 각 전문 CEO들의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재계에서는 우리나라 CEO 제도의 한계라고 한목소리로 지적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CEO 제도가 도입됐고, 실제 많은 CEO들이 그 자리에 임명되고 있지만 최고의사결정은 모두 오너의 몫이고, 전문 CEO의 역할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87년 민주화에 성공, 오늘날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민주적인 정치체제를 구축했다. 부디 경영계에도 실질적인 전문 CEO 체제가 정착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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