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제약, 차바이오텍 등 사실상 상장폐지 수순 밟아
매출액 허위신고, 영업적자 왜곡 등 '불량경영' 드러나
제약·바이오업계에 상폐설이 난무하고 있다. 다수의 상장기업들이 회계 건전성에 문제가 제기되며 증시에서 줄줄이 퇴출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투기성 정보로 연일 부풀어 오르는 주가와 정반대로 해당 기업의 재무상태는 열악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 및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경남제약, 차바이오텍, 바이오제네틱스 등 유수의 업체들이 상장폐지가 우려되는 업체로 분류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비타민 '레모나'로 잘 알려진 경남제약은 회계 처리 기준 위반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증권선물위원회 감리 결과 경남제약은 주가 부양을 위해 매출액 및 매출채권을 과대계상하는 등의 회계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는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경남제약은 지난해 11월1일 중국 진출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무려 60%이상 급등했다. 진출 발표가 있었던 이날 거래량은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많은 120만건을 넘겼다. 주가는 1만원 초반에서 올 들어 1만7000원 선으로까지 올랐다.
시가총액이 1조원이 넘는 차바이오텍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상폐 위기설에 휩싸였다. 외부감사 결과 지난해 실적 발표 과정서 회계 부적절성이 지적돼 영업흑자가 영업적자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4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관리종목 지정으로 이어졌다.
차바이오텍은 줄기세포로 유명한 차바이오그룹 계열 회사다. 최근 난임 치료 기술로 첫 해외 진출 사례를 기록한 차헬스케어를 주요 계열사로 두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연구개발비 지출이 많은 세포치료제 개발을 주로 하고 있어 수익 기반이 취약하다. 하지만 난치성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 대비 거대한 시가총액을 이루고 있다. 이날 현재 기준 차바이오텍 주가는 2만1000원선, 거래량은 630만건에 육박한다.
차바이오텍은 임원급여 삭감, 자사주 전량 소각 등 고강도 자구 계획안을 담은 서한을 주주들에게 발송하며 상장폐지설 진화에 나섰다.
바이오제네틱스도 지난 2월13일 코스탁시장본부로부터 관리종목 지정우려를 받았다. 최근 4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이 이유였다. 바이오제네틱스는 지난해 영업손실로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14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바이오제네틱스은 이달 초 주가가 50% 이상 급등하며 한국거래소로부터 주가급등사유 조회공시 요구를 받기도 했다. 회사 측은 "주가급등 사유가 없다"고 밝혔지만, 신약 관련 신규투자설이 돌며 시장의 동요가 가라앉지 않았다. 바이제네틱스의 전신은 국내 1위 콘돔 업체 유니더스다.
최근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 네이처셀도 과거의 악몽을 답습하고 있다. 네이처셀의 전신이라고 볼 수 있는 (구)알앤엘바이오는 2013년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됐다. 당시 알앤엘바이오의 라정찬 대표이사가 주가조작, 불법시술 등 혐의로 구속기소되며 기업 건전성에 타격을 입은 게 악영향을 미쳤다.
라정찬 대표는 현재 네이처셀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이달 중순 네이처셀이 개발 중인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조인트스템' 조건부 허가가 불발되며 회사의 주가가 절반 이상 날아갔다. 네이처셀은 곧바로 일본 치매 치료 기술 호재 공시를 띄우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지만 식약처와 기술 상용화의 의미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며 시장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투자 열기가 제약, 바이오 업종 하나에 몰리면서 신약개발·해외진출 등 투기성 정보 난무하고 있다. 호재 정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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