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가 변동폭 확대…OPEC 감산 등으로 연말까지 일시 상승세 전망
EIA, 올해보다 평균 유가 10달러 낮게 전망…화학사 '어게인 2017' 기대
국제유가가 올해 한 해 동안 롤러코스터를 타는 등 예측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 및 미중 무역분쟁의 일단락으로 유가가 안정세를 띄고 있지만 언제 다시 급변할지 몰라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3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51.15달러, 브렌트유(Brent) 가격은 배럴당 60.1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WTI는 50달러, 브렌트유는 58달러까지 떨어졌지만, 미중 정상회담, OPEC 총회 등을 거치면서 소폭 상승한 모양새다.
올해 하반기 유가 흐름은 급격하게 변했다. WTI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배럴당 60~70달러대를 유지했다. 이후 하반기 들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다 지난 10월 초 WTI 76.51달러, 브렌트 86.29달러로 2014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한 달여 만에 배럴당 26달러 이상 급락했다.
글로벌 경기 위축을 야기했던 미중 무역분쟁이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90일간 유예기간을 갖고, OPEC 정기 회의를 통해 러시아를 비롯한 OPEC+가 내년 1~6월 하루 평균 12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유가는 소폭 반등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OPEC의 감산 규모에 대해 시장이 일시적으로 안도됐다고 평가했다. 감산 규모가 당초 시장의 예상치인 하루 평균 100만 배럴을 상회해 장 초반 브렌트유 가격이 3달러 이상 상승하는 등 안도 랠리가 펼쳐졌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의 김소현 연구원도 "연말까지 국제유가가 단기 상승할 것"이라며 "이란, 베네수엘라, 리비아가 원유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추가 감산까지 합의하면서 원유 공급 우려를 완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석유수요 증가 둔화세와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 등은 내년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기관들은 내년도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금리인상과 감세효과 축소로 현재 3.5%의 성장률이 내년 연말에 1.75%로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하루 평균 151만 배럴을 기록한 석유 증가량이 내년에는 143만 배럴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IA는 미국의 생산 증가를 이유로 2019년도 유가 전망도 대폭 하향했다. EIA는 2019년 WTI가 전월 전망 대비 배럴당 10.66달러 감소한 54.19달러, 브렌트유가 배럴당 10.92달러 하락한 61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평균 WTI 가격은 65.80달러, 브렌트유 72.48달러이다. EIA에 따르면 내년도 유가는 올해보다 배럴당 10달러 가량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를 쉽게 전망할 수는 없지만, 올해보다 유가가 낮게 형성된다면 원료 가격 부담이 적어진 화학업계에 긍정적일 수 있다"며 "화학업계가 최대 실적을 거둔 2017년 WTI가 평균 50달러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유가 안정화와 함께 수요가 회복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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