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장대산업, 한동안 대형 M&A 전무하다 올해부터 활기
동부제철 매각 가능성 '흐림', 성동조선해양 '맑음'
철강·조선업계에 새해 초부터 대형 인수·합병(M&A)이 진행되는 가운데 업계간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철강업계 매물인 동부제철은 불황에 채권단의 패키지 매각 방식에 대한 부담감으로 매수희망자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조선업계에서 진행 중인 성동조선해양 매각은 시황 회복 및 탄력적 매각방식 전환에 힘입어 매각 가능성이 다소 높은 상태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동부제철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가 지난 21일까지 동부제철 경영권에 대한 예비입찰제안서(LOI)를 접수한 결과 복수의 업체들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세업체명은 공개된 바 없으나 대부분이 중국업체나 해외사모펀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제철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회사 매각을 시도하는 것은 지난 2014년과 2017년 이후 이번이 세번째다. 다만 1·2차 때와 마찬가지로 채권단이 원하는 국내 인수자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진행하기에는 철강 시황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채권단의 매각 방식에 대한 시각에도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 채권단은 동부당진발전에 설비가 노후화된 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을 함께 묶어서 파는 '패키지 매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유지·보수비용 등 재무적 부담을 느낀 국내 유력 인수희망자들의 무관심으로 동부제철 매각작업은 번번이 무산돼 왔다.
실제로 국내 철강업계 선두주자인 포스코는 수년 전부터 동부제철 인수를 부정해왔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대제철 및 동국제강 등 전기로업체도 M&A는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다.
반면 조선업계서 진행 중인 성동조선해양 매각은 3곳의 국내·외 업체가 본입찰에 참여했고 현재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만 남겨두고 있는 등 절차가 순조로운 상태다.
글로벌 조선 시황 회복으로 수주가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인 데다, 최근 분리매각 방식으로 전환돼 재무적 부담도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성동조선해양 회생절차를 담당하는 창원지방법원과 매각주관사는 그동안 동부제철 주채권은행인 산은과 마찬가지로 성동조선해양의 1·2·3야드 부지에 대한 일괄매각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장기 수주가뭄에 따른 부담감으로 매수희망자가 쉽사리 나타나지 않자 올해 들어 2야드 중심의 분리매각으로 전환했다.
현재 창원지방법원은 성동조선해양 본입찰 참가업체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 중이다. 현 수순대로라면 이달 내로 우선협상대상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동부제철 매각의 경우 채권단이 크게 서두를 이유는 없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이번에도 유찰 가능성이 없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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