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 연장에도 유가 하락…"이미 기준치 대비 과도한 감산 중"
미국산 원유 수출 확대 등 공급과잉 지속…화학·전력기업 원가 부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정책을 오는 2020년 3월까지 연장하기로 했지만 원유 시장 분위기는 미지근하다.
5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OPEC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은 최근 하루 120만 배럴 감산 합의를 2020년 3월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OPEC과 러시아 등은 미국의 셰일 혁명으로 원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지난 2017년부터 감산을 실시하고 있다.
감산 정책이 이어지는 동안 국제 정세 변화, 글로벌 경기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결과적으로 국제유가가 2016년 배럴당 30달러를 하회하던 것을 지난해 10월 배럴당 80달러대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OPEC의 감산 연장 합의에도 유가는 하락했다. OPEC 총회가 열렸던 1일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59.09달러였으나 3일 57.34달러로 하락했다. WTI는 4일 독립기념일 휴일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브렌트유(Brent) 역시 1일 65.06달러에서 4일 63.30달러로 떨어졌다. 두바이유는 같은 기간 64.92달러에서 61.75달러로 배럴당 3달러 이상 하락했다.
OPEC이 감산을 연장하기로 합의했음에도 유가가 하락한 이유는 OPEC의 감산 연장 결정이 이미 예견된 결과인데다, 이미 OPEC의 감산량이 감산 기준치 대비 과도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반기 원유 생산량을 하루 평균 1000만 배럴 이하로 유지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생산량이 하루 평균 969만 배럴로 1000만 배럴 이하이기 때문에 점차 원유 공급량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미국 퍼미안(Permian) 파이프라인 개통 이후 미국 셰일오일의 생산량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시장에 원유의 공급과잉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DB금융투자의 한승재 연구원은 "OPEC 감산이 연장된다고 해도 OPEC 산유량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하반기 유가는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가 하향 안정화될 경우 원료 가격에 영향을 받는 석유화학기업과 전력 기업의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지난 1분기 629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고유가 영향으로 민간발전사로부터 전력구입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발전용 LNG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전력시장가격은 같은 기간 16.1%나 상승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본격적인 원유수출 확대로 국제유가가 대폭 상승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며 "원유는 화학제품의 원료인 만큼 낮은 수준의 가격을 유지할 경우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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