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중시 강남시장…사실상 2파전
삼성물산에 쏠린 관심…약 또는 독
서울 강남권 정비사업으로 의미가 큰 신반포15차 재건축 수주를 위해 나선 삼성물산·대림산업·호반건설 3사의 동상이몽이 눈길을 끈다.
삼성물산은 5년 만에 정비사업 수주에 나섰으며, 대림산업은 고급주거 영역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호반건설은 신흥 10대 건설사로서 '강자의 증표'라 할 수 있는 강남 입성에 사활을 걸었다.
3사 모두 재건축조합에 파격제안을 선보여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없으나, 프리미엄 브랜드가 강세인 최근 추세를 감안하면 사실상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의 2파전이라는 분석도 업계에서 나온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소비자 선호도 1위 브랜드 래미안을 보유한 삼성물산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 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를 위해 단지명을 래미안 원 펜타스로 하고 차별화된 디자인을 제안했다.
대림산업은 아크로 하이드원이라는 단지명을 제안하고 7단계의 강력한 보안과 2단계의 설계 전략 등 최고의 상품성을 강조했다. 특히 대림산업은 해당단지 인근 아크로 리버파크와 하나의 브랜드 타운으로 개발·통합해 대단지 시너지 효과를 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호반건설은 신반포 호반써밋이라는 단지명과 연 0.5%의 파격적인 사업비 조달 금리를 제안했다. 1% 이상의 금리를 제시한 타사와 차별화를 둔 것이다.
3사 모두 조합원들을 사로잡을만한 제안을 제시했지만 막상 정비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래미안과 대림산업의 아크로 브랜드 양자대결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남권 정비시장에서는 합리적인 가격보다 향후 주변 시세를 리딩할 수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형 건설사들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하고 호반건설 같은 중견건설사들의 주택 브랜드를 강남에서 찾기 어렵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의 브랜드 경쟁에서는 삼성물산이 5년 만에 정비사업에 나선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반포15차 재건축은 삼성물산이 5년 만에 수주전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조합원들은 정비시장에 오랜만에 공급되는 래미안이기 때문에 희소가치를 높게 평가할 수 있다.
물론 5년간의 공백은 삼성물산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물산이 시장을 떠나있는 동안 시장 상황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전국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2015년까지 삼성물산의 래미안이 13년 연속 1위를 지켰지만 현재는 GS건설의 자이에게 자리를 내준 상태다.
대림산업의 아크로는 2017년부터 3년 연속 강남·서초·송파 강남3구에서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이 신반포15차 재건축 수주에 성공한다면 래미안의 브랜드 파워가 5년의 공백에도 끄떡없다는 것을 보여주겠지만 수주에 실패한다면 앞으로 다른 수주전에서도 영향이 이어질 수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수주 여부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전통적 강자 중심으로 재편될지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질지 시장 판도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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