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기업 경영환경 인식' 조사..."코로나 위기 여전" 67%
'원자재·코로나·금리' 三重苦…실제 순이익 10~20% 감소
한국 경제가 여전히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코로나 재확산·금리 인상'이 기업 경영에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조사됐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대기업 100곳과 중소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상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원자재가격 상승’(81.6%)과 ‘코로나 재확산(80.6%)’, ‘금리인상(67.7%)’을 가장 큰 부담으로 꼽았다. 또한 ‘기후변화 등 환경 이슈 대응’(47.4%)과 ‘美·中 무역갈등’(46.8%)이 뒤를 이었다.
실제 치솟는 원자재 가격을 제품가격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기업들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화학업종 A사는 “건설경기가 회복돼 매출이 증가했어도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쳤다”며 “순이익은 오히려 10~20% 감소한 상황”이라 토로했다.
부품업종 B사 역시 “알루미늄 가격이 전년대비 35% 급등했지만 납품 계약상 원가 상승분을 제품에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라면서 “일만 늘고 남는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기업 대다수 "코로나 불황 오리무중...금리 인상 내년 이후 바람직”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한은 금리인상 전 시행된 이번 조사(17~24일)에서 응답 기업의 66.5%는 ‘코로나 재확산이 심상찮은 만큼 금리인상은 내년 이후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가계부채와 자산시장 과열로 연내 금리인상의 필요성에 공감한 기업들은 ‘위기상황을 감안해 연내 한차례 소폭 인상’(22.3%), ‘연내 두차례 소폭 인상’(5.5%)이란 의견을 내놨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총이자비용이 영업이익보다 커 이자지급 능력이 취약한 기업(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 비중이 2019년 35.1%에서 2020년 39.7%로 늘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50.9%(대기업 28.8%)에 달했다. 지난 7월 한달간 기업대출은 11조3000억원 규모로 7월 기준 역대 최대치, 6월(5조1000억원)에 비해서는 2배 이상 증가했다.
상반기 경제지표가 회복됐음에도 ‘코로나 위기를 극복했다’고 답한 기업은 18.7%에 그쳤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답한 기업이 77.5%에 달했다. 이 중에도 ‘현재 영업상황이 좋지 않지만 점차 호전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이 57.8%를 차지했다. ‘코로나 진정 후에도 영업상황이 호전되기 힘들 것’으로 답한 기업은 19.7%로 나타났다.
◆기업 대다수 "코로나 위기 여전"...대선시즌 "경제문제 해소 집중해야"
본격화 양상인 대선 정국과 관련해 기업들은 경제현안이 후순위로 밀리지 않길 바라는 모습이다. '대선시즌, 정치권에 바라는 점’을 묻는 질문에 75.8%의 기업이 ‘코로나 위기와 경제현안 해결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저성장 함정 극복 및 지속발전 비전과 해법 제시’를 주문한 응답이 69.4%, ‘경제와 기업에 부담을 주는 공약의 자제’를 원하는 응답이 62.3%를 차지했다.
또 대선 후보들이 가져야 할 양극화 문제 해결 방향에 대해 ‘대기업과 고소득 계층이 자발적으로 중소기업과 저소득계층을 도울 수 있는 정책과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47.1%)는 윈-윈 해법 주문이 가장 많았다. 이어 ‘중소기업과 저소득계층의 경제력 확대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46.5%에 달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경영환경에 대한 기업인식은 경제심리에 반영돼 경기흐름에 영향을 준다”며 “3분기 기업 BSI가 103으로 7년만에 100을 넘긴만큼 코로나 재확산 속에서도 회복세가 이어지도록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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