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톡' 하면 문 열리고 시동까지…거대한 스마트폰?
소리 없는 질주…오너 소유감 더하는 '에르고 시트'
안전·편의 사양 'Excellent'…내부 디자인은 아쉬워
GV60에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했다. 우리나라 최고 브랜드의 첫 전용 전기차. 그리고 벤츠·테슬라와의 경합할 EV 모델이라는 상징성에서다. 프리미엄 완성차 제조사로서의 경험은 벤츠보다 늦고, 전기차 개발사로서의 역사는 테슬라보다 짧다. "뚜껑 열어 봐야 안다"고 했던가. 이 모든 걱정은 하나같이 기우(쓸데 없는 걱정)이었다.
지문 '톡' 하면 문 열리고 시동까지…거대한 스마트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는 속담이 있듯 차도 그렇다.
GV60은 설계 시점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첫 눈에 들어오는 '확 새것' 이라는 느낌은 문을 열고, 주행을 하는 방식에서 나온다. 스마트 키(열쇠)가 없어도 사용자 얼굴 인식 또는 간단한 지문 인증 만으로 시동과 주행이 된다. 갤럭시S·아이폰과 사용법이 같다.
사운드 시스템에는 덴마크의 세계적인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Bang & Olufsen)'을 달았고, 내비게이션 연동 클러스터에는 지도, 내비게이션(일반/증강현실 모드), ADAS 등 3가지 기능을 통해 운전자를 안내한다. 운행정보, 전화, 미디어, 음성인식과 같은 기능들은 기자도 모르는 사이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셋팅됐다.
소리 없는 질주…오너 소유감 더하는 '에르고 시트'
시승코스는 스타필드 하남에서 시작해 경기 가평에 위치한 카페 코지앤레이지로 이어지는 약 38km의 구간이다.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지나 46번 국도로 이어지는 전망 좋은 코스다. 전기차의 고속 주행, 한적한 국도에서의 조용한 드라이브를 즐기기엔 최적이다.
GV60 시트에 앉아 직선적이고 단순한(일차원적 사고) 생각을 한다. "전기차는 역시 가속감을 느껴야지" 하며 호기롭게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에 맞췄다.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차체는 '확' 하며 튀어 나간다. 전기모터가 발휘하는 토크(모터가 회전하는 속도와 힘)가 여과 없이 타이어에 전달된 탓이다. 이 순간은 분명 6기통 엔진을 장착한 포르쉐911 못지 않다. 이 소리 없는 질주는 SUV라는 차급을 잊게 한다.
앞 차를 하나, 둘 가속추월 하는 재미가 있고, 속도에 맞춰가며 등을 감싸주는 독특한 의자 '에르고 모션 시트'는 운전을 더욱 즐겁게 한다. 그리고 오너로서의 소유감을 더해준다. 달리는 순간 운전자를 꽉 잡아주는 시트이 느낌은 "이 차는 온전히 '나만의 차'"라는 느낌을 준다.
드라이브 모드를 '컴포트'로 전환하면 '제네시스' 다운 승차감이 나온다. 너무 거칠지도, 부드럽지도 않은 적당한 가속감과 코너링 승차감을 즐기면 된다.
참고로 GV60의 최대 토크는 605Nm이다. 내연기관으로 환산하면 61.6kg.m에 이른다. 현대차 그룹이 자랑하는 고성능 스포츠세단 '기아 스팅어' 최상위 트림이 내는 토크 52.0kg.m보다 높고, 덕분에 운전중의 재미는 최고다. 사륜구동 모델의 합산 최대 출력은 234kW. 마력으로 환산하면 318PS다. 이 차급에 이정도 성능을 낸다는 것. 생각해 볼 만 하다.
참고로 1회 충전으로 최대 368km(퍼포먼스)~451km(스탠다드 후륜)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안전·편의 사양 'Excellent'…내부 디자인은 아쉬워
짧은 주행거리 탓에 안전·편의 사양을 시험해 볼 수는 없었지만, 카탈로그에 나온 기능들만 보면 독일 플래그십 세단이 부럽지 않다. 역시 '제네시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를 비롯해 △차로 이탈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후측방 모니터 △하이빔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후방 모니터 △서라운드 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주차 거리 경고 등이 모두 장착된다.
다만 모든 것이 완벽하지는 않다. 고급 내장재와 프리미엄 시스템, 첨단 전자장비들을 아낌 없이 장착했지만 '고급감'이라는 감성적 측면은 어딘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사운드 시스템은 심장을 때리는 서브우퍼의 출력을 내지 못했고, 공중에 떠 있는 듯 디자인된 '플로팅 콘솔'은 사실 고급차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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