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이번엔 이마트…마일리지 사용처 늘리는 이유는

송고 2022.01.13 09:47 | 수정 2022.10.21 12:10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마일리지 1400마일 차감하면 이마트서 1만원 할인

네이버 플러스·삼성전자 등과도 마일리지 제휴

지난해 3분기 대한항공 이연수익, 전년比 3.5% 증가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이번에는 이마트와 마일리지 제휴를 맺었다. 자사몰이나 계열사가 보유한 여행 상품 등으로 사용처를 국한했던 대한항공이 생활형 브랜드와 손잡은 것은 이례적이다.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을 공략한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쌓인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고, 항공사들은 부채로 인식되는 마일리지를 줄일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는 평가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마트 상품을 구입할 때 스카이패스(SKYPASS)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7만원 이상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은 1400마일을 차감해 1만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마일리지 차감은 하루에 한 번만 가능하다. 상품을 10만원 이상 구매한 경우에는 할인을 받았더라도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게 했다.

대한항공과 합병을 앞두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앞서 이마트와 마일리지 제휴를 맺었다. 이마트 각 점포에서 10만원 이상 구매 시 아시아나 모바일 멤버십카드를 제시하면 적립과 차감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3000원당 1마일이 적립되며, 차감을 원할 경우 2800마일 차감 후 2만원 할인을 받으면 된다.

대한항공은 생활 밀접형으로 마일리지 제휴를 넓혀가는 중이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스카이패스 회원 전용 마일리지 몰을 오픈했다. 몰에서는 TV나 냉장고 등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 중이다. 600마일리지를 차감하면 4900원 상당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1개월 이용권이 발급되는 서비스도 있다.

대한항공은 "호텔, 유통 등 소비자 편익을 위해 마일리지 사용처를 앞으로도 다각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사용을 확장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로 마일리지를 소진하는 승객이 급감하면서 부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회계법상 마일리지는 부채(이연수익)로 분류된다.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에게 5만 마일을 마일리지로 제공했다면, 대한항공은 이만큼을 이연수익으로 잡아두는 것이다.

이 이연수익은 고객이 마일리지를 사용하거나 기간이 지나 소멸됐을 때에만 매출로 인식된다.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매하는 비중이 급감한 가운데, 대한항공은 2020년, 2021년 말 만료 예정이었던 마일리지를 올해 말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연장해 부채를 털어내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대한항공이 인식한 이연수익은 2조5915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040억원) 대비 3.5% 증가했다. 이 기간 이연수익 등을 포함한 부채는 3조509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8431억원)보다 7.3% 늘어났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마일리지가 누적될수록 부채가 커지기 때문에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부채까지 감안하면 대한항공은 연초부터 이연수익을 털어내 부담을 줄여야 하는 게 시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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