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찬바람'…10~20점대 저가점 당첨자 속출

송고 2022.12.16 10:04 | 수정 2022.12.16 10:05
EBN 김덕호 기자 (pado@ebn.co.kr)

둔촌주공·장위4구역 20점대 당첨자 등장

일부 서울 단지 15~18점대도 존재

청약가점 분별력 상실

ⓒ연합뉴스

최근 서울 강남과 강북권에서 분양한 브랜드 대단지 청약에서 저가점 당첨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방에 이어 서울에서도 10~20점대 당첨자가 나오면서 청약시장 냉각, 미계약 속출 등의 우려가 나온다.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은 12월 초 진행한 청약에서 당첨 최저 가점이 20점을 기록했다. 청약가점 만점이 84점이고 지난해 서울 아파트 당첨 평균가점이 62점, 최저 평균 가점이 59.9점 이었음을 감안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반면 당첨 최고가점은 77점을 기록했다. 최저점과 최고점의 차이가 57점에 달한다. 청약가점 20점대는 1인 가구가 청약통약을 3~4년 보유했을 떄 받을 수 있는 점수다. 반면 60점대 청약가점은 4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점수다. 청약 희망자가 적어지면서 청약가점이 주택 수요자를 분별하는 기준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슷한 시기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서 분양한 '장위자이레디언트' 역시 당첨 최저 가점이 20점에 그쳤다. 우려되는 점은 가장 경쟁률이 높은 전용84㎡에서 당첨자가 나왔다는 점이다. 저가점자가 이른바 '서울 국평' 청약에 당첨될 정도로 장벽이 낮아졌다.

이보다 낮은 가점으로 서울 아파트 분양에 당첨된 사례도 있다. 서울시 중랑구에서 지난달 분양한 '리버센 SK뷰 롯데캐슬'은 전용 84㎡ C타입에서 18점 당첨자가 나왔다. 올해 8월 분양한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에서도 당첨가점 15점이 주택을 분양 받았던 사례가 있다.

시장에서는 저가점자 당첨이 낮은 미계약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청약 준비가 되지 않은 채 '로또' 기대감을 안고 청약에 뛰어든 청약자가 있을 것 이라는 판단에서다. 또한 내년에도 비슷한 상황 이어질 경우 청약 추가 냉각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권에서 조차 저조한 청약 성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말 최대 블루칩으로 평가받던 둔촌주공이 초라한 성적을 기록한 데 따른 결과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내년 강남권에서는 4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재건축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이 대거 공급된다. 서초구에서는 '디에이치방배'(3080가구) '래미안원페를라'(1097가구) '래미안원펜타스'(641가구) '메이플자이'(3307가구) 등 4개 단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고, 강남구에서는 '래이안레벤투스'(308가구) '청담르엘'(261가구) 등 2개 단지가 분양 예정이다. 송파구에서도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1265가구) 등 2개 단지가 분양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둔촌주공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강남3구에서도 미분양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다만 입지적인 요건이 좋기 때문에 1순위, 2순위 청약에서 미달되더라도 무순위 청약 끝에 완판되는 사례가 다수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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