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70명·1969년대 임원 38.6% 달해
시황 악화 3분기 영업익 절반 이상 급감
‘재무통’ 수익성 등 사업구조 개선 중책
50대 중반의 서강현 사장이 현대제철 신임 대표로 선임되면서 새로운 경영진이 꾸려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안동일 전 사장이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과 함께 수익성 확보를 위한 사업재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하지만 글로벌 시황 둔화가 지속되면서 현대제철의 수익성도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 내 ‘재무통’으로 평가받는 서강현 사장이 구원투수로 나서 사업구조 개선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현대제철의 임원은 총 7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969년 이전에 출생한 임원은 전체의 약 38.6%인 27명으로 지난 17일 현대제철 신임 대표로 선임된 서강현 사장과 동갑이거나 나이가 많다. 서강현 사장은 1968년 1월생이다.
안동일 전 사장이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12월 28일까지 김원진 부사장이 대표이사직을 수행한다. 6명의 전무도 1965~1967년 사이 출생해 서강현 사장보다 나이가 많다.
상무급 임원 중에서도 서강현 사장과 동갑이거나 나이가 많은 임원이 20명에 달한다. 상무급 임원 중 13명이 1968년 이전에 태어났으며 서강현 사장과 동갑인 1968년생 상무도 7명이다.
안동일 전 사장(1959년생)보다 9살 젊은 서강현 사장이 대표로 선임되면서 보다 젊은 임원들로 새롭게 진용을 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40년 가까이 제철소 현장에서 근무한 철강 전문가가 물러나고 ‘재무통’이 현대제철을 이끌게 된 것도 이전과 다른 점이다. 서 사장은 지난 2013년 현대차그룹에서 이사대우로 승진했다. 이후 임원으로 근무하기 시작한 이후 8년 만에 이사와 상무, 전무를 거쳐 부사장까지 오르는 등 고속승진을 거듭해왔다. 이사대우부터 사장까지 오르는데는 10년이면 충분했다.
현대차그룹 내에서도 인정받는 재무 전문가로서의 역량이 서 사장의 고속승진 배경으로 꼽힌다.
그는 현대자동차에서 회계관리실장과 경영관리실장을 역임. 지난 2019년 현대제철 재경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안동일 사장과 호흡을 맞췄으며 이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으로 복귀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7일 인사발표와 함께 “서강현 사장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현대제철 CFO를 맡아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며 “2021년부터는 현대차의 기획 부문도 겸임하면서 회사의 중장기 방향 수립 및 미래 관점의 투자 확대 등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의사결정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같은 평가는 서 사장을 현대제철 신임 대표로 선임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안동일 전 사장은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제인 ‘하이큐브(Hy-Cube)’ 구축 등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한편 수익성 강화를 위해 비주력 사업을 정리했다.
2020년 단조사업을 물적분할해 주단조 전문 자회사인 현대IFC를 설립하고 당진 공장 전기로 열연설비와 순천공장 컬러강판 설비 가동을 중단했다. 2021년 12월에는 현대비앤지스틸에 스테인리스 사업 관련 자산을 양도함으로써 스테인리스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했다. 올해 들어서는 자회사인 현대스틸파이프 설립을 통해 강관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안동일 전 사장이 수익성 개선을 적극 추진했음에도 지난해 철강시황 악화와 파업 영향으로 현대제철의 수익성은 둔화됐으며 올해도 시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8.8%, 전기에 비해서는 50.9% 급감했으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와 전기대비 모두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현대차그룹은 대표이사·사장단 임원인사 보도자료에서 현대제철의 수익성 확보 등 사업구조 개선이 서강현 사장의 역할이라는 점을 명시했다. 향후 현대제철의 사업방향은 수익성 확보를 중심으로 ‘재무통’인 서강현 사장이 강한 드라이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황 둔화로 인해 수익성에 대한 고민은 모든 철강사들의 당면과제로 다가왔다”며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부 임원보다 젊은 대표가 선임됐다는 이유만으로 대대적인 개편을 예상하는 것은 무리지만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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