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사업 전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축 가능”
에너지원·캐리어·솔루션 등 전 영역서 두각 기대
‘재무·수익구조 강화’…자산·매출 성장 및 수익 창출력 확보
SK이노베이션과 비상장 계열사 SK E&S의 합병 결정에 따른 기대 효과에 산업계 이목이 쏠린다.
관련 업계는 SK온의 자금난 해소는 물론, 석유·화학·액화천연가스(LNG)·도시가스·전력·재생에너지 등에서의 시너지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가시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산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전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간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합병안이 다음달 27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합병법인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하게 된다.
양사의 합병비율은 1대 1.1917417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각각의 기업가치를 근거로 산출됐다. 합병비율에 따라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이 합병신주를 발행해 SK E&S의 주주인 SK㈜에 4976만9267주를 교부한다. SK이노베이션 신주는 11월20일 상장될 예정으로, 합병 후 SK이노베이션 최대주주인 SK㈜의 지분율은 36.22%에서 55.9%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합병한다는 방침이다.
양사의 합병 배경은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에너지·화학 사업의 불확실성 증대, 전기차 시장 캐즘(Chasm) 등 외부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과 미래 에너지 사업분야에 대한 경쟁력 확보에 있다.
여기에 이번 합병으로 SK온의 회생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고금리와 실물 경기 부진 여파 등으로 깊은 불황에 빠진 SK온은 2021년 10월 출범 이후 10개분기 연속 적자 행진 중이다.
특히 양사의 합병은 사업적 측면에서 △에너지(석유·LNG) △미래 에너지(재생에너지·수소·SMR) △배터리 △ESS 등 전기화(Electrification) 사업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SK이노베이션은 1962년 정유회사로 출발해 석유화학, 윤활유, 석유개발사업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왔다. 전기차 배터리, SMR(소형모듈형원자로), 암모니아, 액침냉각 등 미래 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에너지 회사다.
SK E&S는 1999년 SK이노베이션에서 분할돼 도시가스 지주회사로 출범한 이래, 글로벌 시장 내 LNG 밸류체인을 완성하며 국내 1위 민간 LNG 사업자로 성장했다.
이후 양사는 각자의 사업영역에서 국내 1위 사업자로 성장한 뒤 다시 결합해 아태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회사로 위치를 굳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K 측에 의하면 양사의 합병은 외형적 성장 외에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 △재무·손익구조 강화 △성장 모멘텀 확보 등 3가지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합병회사는 석유·화학, LNG, 도시가스, 전력, 재생에너지,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 소형모듈원자로(SMR), 암모니아, 액침냉각 등 △에너지원 △에너지 캐리어 △에너지 솔루션 등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다.
또 자산 100조원, 매출 90조원 수준의 외형을 갖추는 것은 물론, EBITDA(상각전 영업이익)는 합병 전 보다 1.9조원 늘어난 5.8조원 수준으로 커져 재무·손익 구조도 강화할 수 있다.
특히 확실한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석유화학 사업의 높은 수익 변동성을 LNG·발전·도시가스 사업의 안정적 수익 창출력으로 완화할 수 있게 된다는 점도 기대치를 높이는 요소다.
양사가 추진해온 전기화도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래 에너지 사업으로 전기차 배터리·ESS·열관리 시스템 등을 추진해왔고, SK E&S는 재생에너지, 구역 전기사업 등 분산전원, 수소, 충전 인프라, 에너지 솔루션 등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합병회사는 양사가 보유한 제품·서비스를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신규 시장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여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양사의 합병은 에너지 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혁신”이라며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병을 통해 현재부터 미래까지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을 선도하는 ‘Total Energy & Solution Company’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SK그룹은 2023년 말부터 최창원 대표를 수펙스 의장으로 선임, 219개 자회사에 대한 경영 효율화 및 기업구조 변화를 추진 중이었다”며 “이번 합병으로 인해 SK온 가치 정상화 기대와 함께 모회사 자금 출자 여력 확보로 긍정적 평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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