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영업익, 현대건설 34%↓ 대우건설 43%↓
“원가 상승 주요인…중견·중소도 실적 부진 전망”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속 상승 중인 원가와 해소되지 않은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주요인으로 꼽혔다.
22일 EBN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 등을 종합해본 결과, 시공능력평가(시평) 6위 내 대형건설사 4곳(상장사 기준, 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의 올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4343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93억원)보다 337.36%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GS건설의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이를 개별 건설사로 살펴볼 경우, 올 2분기 건설사들의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급락하거나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먼저 건설업계 ‘맏형’ 현대건설(시평, 2위)의 올 2분기 영업이익(공시 기준)은 지난해 동기(2235억원) 대비 34.1% 감소한 147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 급감의 주요인은 품질·안전 비용 증가, 원자재가 상승 때문이다.
시평 3위 대우건설도 상황은 비슷했다. 에프앤가이드 통계를 보면 대우건설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2177억원)보다 42.90% 하락한 1243억원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2분기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THT) 사업 이익 반영에 따른 기저 효과와 주택·건축 원가율 개선 지연 탓이다.
대우건설 실적과 관련해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예상대로 저조하겠다”라면서도 “체코·폴란드 원자력발전소, 투르크메니스탄 요소/암모니아 플랜트 수주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짚었다.
지난해 4월 인천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로 몸살을 앓던 GS건설(5위)은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올 2분기 858억원의 영업이익이 추정된다.
다만 사고 발생 전의 분기별 평균 영업이익(2021년 1분기~2023년 1분기, 총·1조3602억원)은 9개 분기 기준 1511억원으로, 올 2분기 실적은 평균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GS건설 실적과 관련해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매출과 이익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신규 수주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동사의 이익 개선 가시성이 증가했다”고 판단했다.
DL이앤씨(6위)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719억원)보다 6.95% 증가한 769억원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경쟁사 대비 저평가 해소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증권가들의 중론이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착공 7821세대로 연간 목표 1만7000세대 대비 46%가 공급되고, 연말엔 기승인된 공공 공사 도급증액 정산이익까지 있어 가파른 실적 반등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플랜트 부문은 2분기 도급 증액 외 신규 수주가 없어 플랜트 수주가 다소 더딘 상황”이라며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 하단은 높아지겠지만, 보수적인 수주 및 투자 전략을 고려하면 업황 회복 속도 대비 수주 성장 속도는 더딜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부동산업 전문가들은 향후 실적 발표를 앞둔 타 건설사들의 성적 또한 부진할 것이라 내다봤다. 최근 서울 주택시장은 회복세를 보이지만, 지방 주택시장은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통상 서울·수도권 지역은 대형건설사들이, 지방은 중견·중소건설사들이 수주에 나선다.
이날 국토교통부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2129가구다. 이는 최근 10년(2014년~2024년) 중 최대치다. 특히 이 중 지방의 비중은 79.53%(5만7368호)로, 수도권(20.4%·1만4761호)의 약 3.9배에 달한다.
이에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은 0.55%가 올랐지만, 지방은 0.96%가 하락하는 등 지방 부동산 시장에는 여전히 냉기가 돌고 있다”며 “2분기 실적 공개를 앞둔 중견·중소건설사들의 성적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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