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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뜨자 가라앉는 재건축·재개발 공사비 분쟁

  • 송고 2024.07.24 15:49 | 수정 2024.07.24 15:50
  • EBN 이병우 기자 (news7251@ebn.co.kr)

행당7구역·잠실진주아파트·대조1구역…

시공사·조합간 공사비 증액 협의 잇따라

시세차익 기대감 작용…속속 공사 재개

서울 강서구 한 공사현장, 기사와 무관. [제공=EBN]

서울 강서구 한 공사현장, 기사와 무관. [제공=EBN]

재건축·재개발 현장 곳곳에서 잇따라 발생하던 시공사와 조합 간의 공사비 분쟁이 점차 해소되는 모양새다. 최근 서울 집값이 상승하자 시공사에게 공사비를 올려줘 조합의 분담금이 늘더라도 손에 쥐는 시세차익이 더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사현장에서 사용되는 주요자재 가격이 지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합의가 지연될수록 조합의 부담만 가중될 수 있다는 인식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행당7구역 재개발 조합은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공사비 인상에 합의했다. 이를 통해 공사비는 기존 3.3㎡(평)당 543만원에서 618만원으로 올랐다.


애초 대우건설은 총 526억원(설계변경 280억원·물가변동 246억원)의 증액을 요구했지만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공사비 검증업무 결과, 요청액의 53%인 282억원 증액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송파구에선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인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과 공사비를 3.3㎡당 666만원에서 811만5000원으로 올리는 데 합의했다.


수년째 공사비 증액으로 마찰음을 내던 이 단지는 이번 합의로 오는 10월부터 본격 일반분양에 들어간다. 준공은 예정보다 한 달 뒤인 내년 12월로 조정됐다.


강북구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평가받는 은평구 대조1구역도 공사가 재개돼 골조 공사가 한창이다.


이 단지는 조합 내 내홍으로 착공 후 180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해 지난 1월 공사가 중단됐다. 당시 공사 재개조건은 신임 집행부 구성이었고, 지난달 총회에서 새로운 집행부가 선출돼 현장이 정상화된 상태다.


은평 대조1구역 조합은 늘어난 공사비에 대비해 검증 절차를 강화하고 일반분양가를 3.3㎡당 4000만원 수준으로 책정해 조합원 부담금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구로구 고척4구역 조합도 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과 공사비 인상에 합의했다. 공사비는 3.3㎡당 447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올랐다.


이처럼 공사비 증액 협의가 잦아진 이유는 서울 집값 상승과 무관치 않다. 장기간 침체를 겪던 서울 주택시장이 17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활력을 되찾자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속 상승하고 있는 분양가와 공사 원자재 가격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합의 시기를 늦추더라도 공사비가 현시점보다 낮아지는 일은 없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 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올 6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1267만6000원으로 3.3㎡당 4000만원(4190만원)을 넘어섰다. 이는 1년 새 31%(약 1000만원) 증가한 수치다.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노무·장비 등 공사비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건설공사비지수’는 올 3월 기준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인 154.85로 조사됐다. 4년 새 22.76%가 급증한 셈이다.


건설업 한 관계자는 “최근 HUG 자료 등을 보면 급등한 공사비로 분양가는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고 있다”며 “수도권의 상승 폭은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년부턴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의무화 등으로 인해 공사비 상승률이 올해보다 더욱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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