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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 biz] <11> 대한민국 유기농 대표브랜드 풀무원의 앞날은?

  • 송고 2016.01.14 11:29 | 수정 2016.01.14 11:35
  • 이광표 기자 (pyo@ebn.co.kr)

원경선 선생이 씨 뿌리고, 원혜영 의원이 설립하고 남 사장이 키워낸 풀무원

해외실적 부진, 파업 등 악재로 '흔들', 올가홀푸드 최대주주 2세 성윤씨 주목

풀무원의 시초를 만든 원경선 선생과 원혜영 의원 부자의 모습. ⓒ원혜영 의원실

풀무원의 시초를 만든 원경선 선생과 원혜영 의원 부자의 모습. ⓒ원혜영 의원실

1914년 평안남도 중화군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한 소년은 16세부터 아버지를 이어 농부가 됐다. 평생 농삿일 밖에 모르고 살다 어느덧 중년이 된 그는 경기도 양주의 한 농장에서 국내 최초로 화학비료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법을 시도했다. 지금은 '유기농'이 친숙한 단어지만 그 당시만 해도 유기농이란 단어를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처음 시도하는 농법에 낭패를 보기 일쑤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했다. 어느 순간 땅에서 생명이 돋기 시작했고 '유기농'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한국 유기농의 아버지'라 부르는 원경선 선생의 이야기다.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원 선생의 아들은 정치인으로 익숙한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아버지가 신념이 강한 농부였다면, 아들인 원 의원은 시장을 읽을 줄 아는 장사꾼 기질이 있었다. 80년대 들어 경제성장에 불이 붙자 좋은 먹을거리를 비싼 가격으로 구매해 줄 소비자가 늘어났고 이를 착안해 유기농산물을 재배하고 시장에 내다팔기 시작했다.

지금의 친환경 식품기업으로 성장한 풀무원의 시초가 됐다. 사실 풀무원의 창업 역사는 보는 이들에 따라 의견히 분분하다. 원 선생이 유기농법을 개발한 것이 풀무원의 모태라는 시각과, 서울 압구정동에 ‘풀무원농장 무공해 농산물 직판장’을 열고 소비자들에게 직접 팔기 시작한 원 의원이 처음으로 기업화 시킨 것이라는 시각이 공존한다.

◆고교·대학 동창 친구를 맺어준 풀무원의 색다른 인연
원씨 부자가 오늘날 풀무원의 설립을 주도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현재 풀무원에서 원씨 일가는 찾아볼 수 없다. 원 선생은 역사에 남을 유기농법을 남긴 채 100세의 나이를 맞은 3년 전 세상을 떠났고, 원 의원은 풀무원을 떠나 정치인의 길을 걸은지 벌써 20년을 훌쩍 넘겼다.

그리고 지금의 풀무원은 남승우 총괄사장이 이끌고 있다. 남 총괄사장은 원 의원과 고교·대학 동창 사이다. 그의 첫 사회생활의 식품업계가 아닌 건설회사였다. 1970년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던 그는 현대건설에 들어갔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하고 번 돈을 귀국 후 만난 친구 원 의원의 유기농 사업에 투자하며 풀무원과 인연을 맺게 됐다.

그러던중 원 의원은 정계에 진출하면서 1987년 회사를 떠났고, 남 총괄사장이 회사를 맡았다. 현재 원 의원이 보유하고 있는 풀무원 지분은 없고 동업관계는 그렇게 끝났다.

친구가 다른 뜻을 품고 회사를 떠난 만큼 남 총괄사장은 책임감은 커졌고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는 40대에 대학원에 진학해 식품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추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연세대 산업대학원에서 식품공학 석사학위를, 1999년에는 같은 대학원에서 식품생물공학 박사학위를 받으며 기업인이자 만학도의 길을 걸었다.

배움 앞에 겸손했던 그는 회장 직함을 쓰지 않고 '총괄사장' 직함 고수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오너의 권위에서 벗어나 경영인으로써 비춰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남승우 총괄사장, 풀무원 성장의 텃밭 일구다
오늘날의 풀무원은 남 총괄사장 체제 아래 성장을 거듭해왔다.

남승우 총괄사장. ⓒ풀무원

남승우 총괄사장. ⓒ풀무원

하지만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풀무원은 설립 초기 남 총괄사장의 주도 아래 ‘현미효소’라는 건강보조식품을 만들었다.

건강을 생각하는 먹을거리를 찾는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유기 농산물이 건강에는 좋았지만 값이 비싸다는 인식에 성과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대안으로 생각해낸 것이 유기농산물을 가공한 건강보조식품이었다.

건강보조식품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고 매출이 급감하자 결국 남 사장은 주 소비층인 주부들을 일대일 방식으로 설득해야 겠다는 복안을 세웠다. 그리고 지금의 풀무원테크 사장이자 당시 보험사 영업소장이었던 이규석씨를 영입해 방판 조직력을 갖췄다. 그리고 대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당시의 방문판매 사업은 매출을 떠나 풀무원 제품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성공의 토대가 됐다.

국민소득 증가와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 붐이 일어난 2000년대에 들어서자 매출 규모가 총자산 규모를 뛰어넘기 시작하는 등 성장가도을 달렸다. 그러나 위기는 또 찾아왔다. 2003년부터 대상그룹과 CJ그룹 등 대기업이 잇따라 풀무원이 독식하던 포장두부 시장을 시작으로 신선 식품 시장 진출을 선포하며 미래가 밝은 우량 기업에서 하루아침에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던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어둠의 터널은 오래 가지 않았다. 풀무원은 3년여간의 암흑기를 보낸 뒤 차별화된 시장선도 제품으로 시장에서 제자리를 잡아 나갔다.

풀무원은 2003년 3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현재는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법인을 포함해 종합식품기업인 풀무원식품, 이씨엠디(급식 및 외식), 푸드머스(식자재), 풀무원생활건강(건강기능식품), 명가식품 등 국내외 계열사 25개를 두고 있다.

◆부진한 해외법인 실적, 물류파업 등 먹구름
풀무원이 성장해오는 길에 롤러코스터가 반복됐다면 최근에는 다시 어둠의 터널을 지나가는 분위기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풀무원식품은 일본 법인을 비롯 중국, 미국 등 해외 자회사들이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안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풀무원식품은 지난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15억387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은 12억5164만원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112억7054만원) 대비 88.9% 급감했다. 풀무원식품은 풀무원의 매출 30~40%를 차지하는 풀무원의 주력계열사다.

특히 풀무원식품의 해외 사업사인 상해포미다식품유한공사·북경포미다녹색식품유한공사(중국), 아사히식품공업·풀무원기분(일본), Pulmuone U.S.A. Inc.(미국) 등의 올해 3분기 분기순손실은 301억원에 이른다. 풀무원측은 일본 사업에 대한 투자 비용 증가와 국내 물류 파업 여파 등이 이같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있다.

풀무원의 화물지입 차주들의 파업이 오늘로 133일째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풀무원의 화물지입 차주들의 파업이 오늘로 133일째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국내 부문의 경우 물류 파업 여파가 치명타가 되고 있다. 풀무원의 물류계열사인 엑소후레쉬물류는 누적 순이익이 8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68% 감소했다. 해외사업 부진에 국내사업까지 파업여파를 겪으며 안팎으로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실적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풀무원 식품의 상장 작업에도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상장 시 해외 자회사 부진은 기업가치 산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해외법인들의 실적이 해를 넘기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2세 성윤씨 최대주주 오른 '올가홀푸드'의 역할에도 촉각
남승우 총괄사장은 지주회사인 풀무원의 지분 57.33%를 보유하며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전 공동대표이자 사내이사로 있는 이규석씨가 3.20%를 갖고 있으며, 남 사장의 부인인 김명희씨가 0.22%, 딸 남미리내씨가 0.62%를 보유하고 있다.

남 사장 외 특수관계인의 보유지분은 총 58.17%이다. 풀무원은 아직 2세들이 회사경영에 적극 참여하고 있지는 않다. 눈길을 끄는 것은 성윤씨가 계열사 풀무원아이씨의 자회사였던 올가홀푸드의 지분이 최근 급등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올가홀푸드의 최대주주였던 풀무원아이씨는 75.92%의 보유 지분을 2대주주인 성윤씨에게 전량 매각했다. 이에 따라 성윤씨의 올가홀푸드 지분은 19.03%에서 94.95%로 급등했고, 2대주주에서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특히 성윤씨에게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한 풀무원아이씨는 남 사장(71.67%)과 부인 김명희(28.33%)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여서 지분 매각 과정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올가홀푸드는 현재 수익성악화 시달리고 있다. 적자가 지속돼 2009년 2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0년 19억 원, 2011년 6억 원, 2012년 21억 원, 2013년 8억 원, 2014년 3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에 남 사장은 수차례 유상증자에 나서며 아들이 대주주로 있는 올가홀푸드의 전방위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올가홀푸드가 당장은 실적이 부진하지만 오너 2세가 최대주주로 오른 만큼 본격적인 지원과 향후 승계를 위한 발판이 될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남 사장의 아들인 성윤씨는 미국에 거주중이며, 아직은 회사경영엔 참여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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