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부문 일원화, 양사 기술 강점 극대화 나서
기술 협력 등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박차
KT&G 제약 계열사인 영진약품공업과 KT&G생명과학이 합병을 통해 실적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같은 계열사지만 개별적으로 운영돼왔던 양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제약부분 사업을 일원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천연물신약과 신약 파이프라인 등 각각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협력해 성공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진약품공업은 최근 KT&G생명과학과의 소규모 합병을 결의하고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현재 영진약품과 KT&G생명과학의 최대주주는 KT&G다. KT&G는 각각 53.00%, 73.9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M&A통해 주춤한 성장세 끌어올리기 ‘총력’
영진약품공업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 줄어든 15억2800만원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9억7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일본 수출 비중이 37%에 달하는 영진약품은 지난해 1분기에도 엔화약세로 실적 부진을 겪으며 수익 개선에 매달린 바 있다.
계속되는 부진을 타계할 돌파구로 영진약품공업은 KT&G생명과학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흡수하는 방안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KT&G생명과학은 신약 개발 전문제약사로 지난해 매출액은 12억원에 불과하지만 내실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갖춰 제약·바이오산업 시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진약품은 각사의 기술을 융합해 강점을 극대화하고 사업 일원화를 통한 경영 효율성 강화하는 등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미국, 유럽 등 해외 진출 날개 달까
영진약품은 합병 이후 KT&G생명과학의 신약 개발 라인을 흡수해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영진약품은 현재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원료의약품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특히 천연물신약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요추관협착증치료제 ‘오파스트’와 항생제 ‘세프카펜’ 등을 중국 등에 수출하고 있다.
이 외 만성폐쇄성질환(COPD) 천연물신약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최근 중국에서 아토피 치료 천연물신약 ‘유토마’의 원료를 저가에 확보할 수 있는 공급처를 확보하면서 5000억원대 아토피치료제 시장에도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KT&G생명과학은 기존에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멜라스증후군이라는 희귀질환치료제를 개발(전임상)에 집중하고 있었다. 멜라스증후군 치료제가 전무한 상황에서 개발에 성공한다면 막대한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획한 합병 일정이 무리 없이 진행된다면 영진약품이 기술 협력을 통해 임상 시험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산업 관계자는 “최근 제약업체들의 인수·합병 움직임이 많다. 자사에 없는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시장 확대에 나서려는 것”이라며 “기술력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다면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산업이 미래먹거리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그만큼 불확실성도 큰 시장이라는 것을 잘 판단해야 한다”며 “신약 개발의 경우 연구 기간이 상당하고 그에 따른 제반 비용도 만만치 않다. 임상의 실패할 경우 프로젝트를 완전히 접어야하는 리스크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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