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대표, '화장품'에만 몰두하는 뚝심으로 1위 수성
차석용 대표, 전문경영인의 통찰력·사업 다각화로 맹추격
"아모레퍼시픽의 서경배 VS LG생활건강의 차석용"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1분기 실적이 공개되면서 화장품업계의 숙적인 서경배 아모레 대표와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의 표정관리에 뷰티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경배 대표와 차석용 대표는 출발선부터 확연히 다르다. 서 대표가 선친으로부터 가업을 이어 받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뷰티기업으로 성장시켰다면 차 대표는 LG생활건강을 초강력 글로벌 활용품 전문기업으로 탈바꿈시킨 성공한 전문경영인이다.
서 대표는 오너형 전문경영인이라면 외인부대(?) 출신인 차 대표는 직장인들이 부러워하는 월급쟁이의 성공신화다. 최근 명함도 서대표는 아모레퍼시픽 회장으로, 차 대표는 LG생활건강 부회장으로 바꿨다.
서 대표와 차 대표는 혁신적인 경영변화로 기업의 성장을 이끈 주역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오너일가와 전문경영인이라는 차별점으로 업계에서 줄곧 비교 대상의 단골 손님이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다소 다른 경영스타일을 보며 화장품 경영의 'No.1' 자리를 재는 등 경쟁구도를 형성하곤 한다.
뷰티사업에 투신한지 30년차인 서 대표는 화장품 사업에 몰두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을 글로벌 뷰티기업으로 키워냈다. 다양한 유망사업 속에서도 한우물만 판다는 서 대표의 '뚝심'이 지금의 아모레퍼시픽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서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1분기에도 국내외에서 견고한 성장을 나타내며 '업계 1위'의 자존심을 지켰다. 아모레퍼시픽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 1분기 영업이익은 4191억300만원으로 불경기 속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30.7% 성장했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전년대비 21.8%(1조7592억8900만원), 33.1%(3253억49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서 대표가 국내에서는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유통역량을 강화하고, 해외사업에서는 아시아 시장 진입을 가속화한 것이 매출 상승을 견인한 주요 요인이라고 아모레 측은 설명했다.
서 대표의 고공행진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라이벌 기업인 LG생활건강의 차석용 대표다. 차 대표는 오직 화장품 분야에만 올인한 서 대표와는 달리 쌍용제지, 한국P&G, 해태제과 등 다양한 소비재 산업을 두루 거친 뒤 LG생활건강에 합류한 외인부대(?) 출신 전문경영인이다.
차 대표는 2005년 취임 후 27분기 연속 두자릿수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을 기록하며 화장품업 경영인의 새로운 강자로 빠르게 떠올랐다. 그는 화장품뿐 아니라 생활용품, 음료수 등 다양한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LG생활건강의 양적 성장과 수직계열화 등을 이끌어냈다.
특히 올 1분기에는 사상 최대분기 실적을 나타내며 서 대표를 바짝 추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LG생활건강의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335억1000만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09.% 상승했다.
매출액은 16.7%(1조5193억8000만원)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29.1%(1605억5000만원) 증가했다. 화장품은 물론 생활용품·음료 등 모든 부분에서 고성장을 이룬 성과로, 사업 포트폴리오의 균형 있는 발전을 꾸준히 주문해온 차 대표의 전략이 이번에도 호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차 회장은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화장품 톱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는 '설화수'를 '후'로 맞서며 화장품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자존심 대결에 나섰다. 기존의 편집숍인 '투마루', '비욘드', '보떼'를 '네이처 컬렉션'으로 점차적으로 통일시켜 편집숍을 독식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을 제치겠다는 각오를 나타내기도 했다.
현지화 마케팅을 중심으로 중국화장품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차 대표는 '숨', '빌리프' 등으로 럭셔리 이미지를 구축해 중국 시장내 사세 확장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차 회장의 파죽지세에 서 회장도 유통망 확충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서 회장은 중국 매장을 추가 출점하거나 리뉴얼하는 등의 영역확장으로 업계 1위의 자리를 굳힌다는 입장이다. 또 향후 면세 채널 판매도 확대하고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 등 아시아 전역에 핵심 브랜드를 연착륙시켜 견조한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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