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10개월여 수사·리베이트 등 비리혐의 '고구마 줄기'
재판 중인 민영진 전 사장 비롯해 백복인 현 사장도 기소
KT&G 전현직 임원들의 전방위적인 비리가 검찰에 의해 드러났다. 전현직 KT&G 사장이 납품 및 광고계약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고, KT&G 전현직 임직원과 노조위원장까지 줄줄이 검찰에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10개월여의 수사 결과, KT&G 임직원과 협력업체 임직원 등 42명을 기소했다.
2일 유통가와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는 지난해 8월 시작한 KT&G의 비리 수사를 통해 민영진 전 사장과 백복인 현 사장을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수사과정에서 비리혐의가 포착된 KT&G 협력업체와 납품업체 임직원 17명·광고업체 임직원 7명·광고주 6명 등 35명도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의 비리혐의 수사와 이에 따른 기소의 정점은 KT&G의 현재 수장인 백복인 사장이다. 취일 일성으로 백 사장은 윤리경영을 강조했기에 KT&G 안팎의 충격은 더 크다.
검찰에 따르면 백 사장은 2011년 11월부터 12월까지 외국계 광고대행사인 J사의 협력업체 A사로부터 광고계약 청탁을 받고 55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백 사장은 지난 2013년 5월 경찰이 민 전 사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자 핵심 참고인을 태국으로 도피시킨 혐의를 받기도 했다. 이 사안은 검찰에 의해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됐지만 법원은 기각해 백 사장은 구속되지 않았다.
민 전 사장은 이미 지난 1월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민 전 사장은 부사장을 지낸 이모씨에게서 승진 청탁 대가로 4000만원, 두 곳의 협력업체에서 자녀 축의금 명목으로 6000만원 등 현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받고 있다.
검찰은 KT&G가 2002년 민영화 된 이후 감사원 감사 등의 감시에서 벗어나면서 비리가 만연하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담배와 인삼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어 임직원들의 부정이 쉽게 저질러진 것으로 파악한 것이다.
실제로 이모 전 부사장과 구모 신탄진공장 생산실장의 경우는 "납품단가를 유리하게 해달라"는 담뱃갑 인쇄 협력업체의 부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모두 6억4500만원을 챙기기도 했다.
KT&G의 노조위원장이었던 전모씨는 명예퇴직제 도입 등 경영진의 요구를 돕는 대가로 민 전 사장으로부터 4540만 원짜리 파텍필립 시계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영진에서 노조까지 비리의 일상화가 이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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