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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E-클래스 비켜!" '볼보 S90', 독일차 독주 막을 수 있을까?

  • 송고 2016.09.30 15:58 | 수정 2016.09.30 16:06
  • 이형선 기자 (leehy302@ebn.co.kr)

4기통 2.0L 터보 엔진 바탕으로 최고출력 254마력, 최대토크 35.7kg.m 발휘

주행성능·안전편의사양 등 경쟁력…가격은 동급모델대비 400~500만원 저렴

더 뉴 S90 주행모습.ⓒ볼보

더 뉴 S90 주행모습.ⓒ볼보


볼보는 지난 26일 열린 '더 뉴 S90'의 출시 및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경쟁상대로 벤츠·BMW·아우디를 지목했다. '더 뉴 S90'을 통해 기존 안전 중심에서 벗어나 퍼포먼스를 잡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당시 행사장에서는 '독일 브랜드의 경쟁상대가 될 수 있나'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벤츠의 E-클래스, BMW의 5시리즈, 아우디의 A6는 고객들의 충성도가 수입차 전 모델 중에서도 가히 압도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볼보의 의지는 어찌보면 무리수에 가까운 허언일 수 있다. 하지만 볼보는 플래그십으로서 '벤츠, BMW, 아우디의 퍼포먼스까지 잡겠다'는 새로운 천명을 가지고 단단히 준비를 마친 듯 했다.

볼보는 S90에 경쟁 브랜드에서는 유상옵션으로 제공하는 첨단 안전사양을 전 트림에 기본 적용하고, 가격 경쟁력 또한 높였다. 특히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에 있어 가장 많이 고려하게 되는 비용면에서의 부담을 대폭 완화했다.

S90에 책정된 국내 출시 가격은 5990만원에서 7190만원 사이다. 경쟁모델인 E클래스의 가격(6650만~7900만원)보다 약 400만~500만원정도 저렴하다.

성능·가격을 갖췄다면 이제는 퍼포먼스다. 퍼포먼스에서는 가히 업계 최고를 자부하는 독일 고급 브랜드의 차량을 경쟁모델로 지목했다는 것이 근거 있는 자신감인지, 기자는 지난 26일 열린 '더 뉴 S90'의 시승회에서 그 가능성을 직접 확인해 봤다.

더 뉴 S90 후면모습.ⓒEBN 이형선 기자

더 뉴 S90 후면모습.ⓒEBN 이형선 기자


이날 시승은 인천 영종도 네스트 호텔을 거점으로 영종도 도심도로, 인천대교를 거쳐 쉐라톤 그랜드 인천을 향하는 약 103km 구간에서 이뤄졌다.

S90 T5 모델을 처음 만난 나온 한 마디는 '잘 빠졌다' 였다. S90은 볼보의 플래그십 모델로서 차체의 크기 뿐만 아니라, 전장, 휠베이스가 길어져 한층 날렵하고 듬직해진 외관을 자랑했다.

S90의 전장은 4963mm로 경쟁모델인 E-클래스(4923mm)와 비교했을 때, 40mm 길어졌고, 전고는 1443mm로 경쟁모델(1468mm)대비 25mm가량 낮아졌다. 휠 베이스도 무려 2941mm에 달해 E클래스(2939mm)보다 길었다.

여기에 차량 곳곳에 적용된 대담한 직선형의 디자인과 날렵한 쿠페형 옆 라인으로 날렵한 주행성능을 기대케 했다. 또 볼보만의 특색을 느낄 수 있는 '토르의 망치'를 헤드램프에 적용해 더욱 날렵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기존의 특색은 그대로 가져가돼 퍼모먼스적인 느낌을 강조하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내부는 다소 상반된 분위기를 풍겼다. 실내 곳곳에 천연나무, 메탈, 가죽 등 재료 고유의 질감이 각 기능들과 조화를 이뤄 북유럽풍의 우아하고 안정된 느낌을 자아냈다. 특히 시트에는 스웨덴 국기 모양의 택으로 포인트를 주는 등 여성 고객들의 취향을 적극 반영했다.

갖가지 기능들도 살펴봤다. 센터페시아에는 태블릿 PC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9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했다. 또한 버튼수도 대폭 줄어 조작 시 큰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았다.

더 뉴 S90 주행모습.ⓒ볼보

더 뉴 S90 주행모습.ⓒ볼보


내·외관 탐색을 마치고 주행성능 체험을 위해 운전석에 올랐다. 이날 시승한 모델은 T5.

스타트버튼을 누르고, 변속기어를 드라이브에 놨다. 차가 부드럽게 앞으로 나갔다. 이어 엑셀에 발을 올려 천천히 가속하자 예상외로 빠른 반응을 보였다. 민첩한 주행성능에 신이나 계속해서 속도를 올렸지만, 시종일관 안정적인 주행감을 뽐냈다.

이 모델에는 볼보의 차세대 파워트레인 시스템인 '드라이브 E-파워트레인'이 적용됐다. 4기통 2.0L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5500rpm에서 최고 출력 254마력, 1500rpm~4800rpm에서 최대토크 35.7kg.m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는 단 6.8초가 걸린다. 동급 모델인 벤츠 E-클래스 가솔린 모델(6.3초)과 아우디 A6(6.5초)에 비해서는 느리지만, BMW 5시리즈(7.9초)보다는 빠르다.

더 뉴 S90 측면모습.ⓒEBN 이형선 기자

더 뉴 S90 측면모습.ⓒEBN 이형선 기자


브레이킹 능력은 탁월했다.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로 가기 위해 진입한 시내구간에서 그 진가가 발휘됐다. 도로상황이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서 짧은 텀으로 브레이크를 밟아야 했다. 하지만 휠베이스가 길고 오버행이 짧아서인지 차가 앞으로 쏠리는 현상을 거의 없었다. 꽤나 안정적인 제동력이었다.

특히 급 제동시에는 최고급 나파가죽의 척추를 닮은 인체공학적 시트가 온몸을 편안하게 감싸줘 긴장감을 완화시켜 줬다.

운전 중 센터콘솔 디스플레이 조작은 다소 불편했다. 또 독일 브랜드에서도 문제점으로 제기돼 온 부분이지만, 내비게이션 품질이 낮은 탓에 운행 중 길을 잘못 들어서는 불상사가 발생해 아쉬웠다.

운전석 문쪽에 위치한 바워스&윌킨스 스피커.ⓒEBN 이형선 기자

운전석 문쪽에 위치한 바워스&윌킨스 스피커.ⓒEBN 이형선 기자


주행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바워스&윌킨스 음향 시스템이었다. 시승에 앞서 음향 시스템 소개를 맡은 황병준 사운드미러코리아 대표는 "다른 독일 브랜드의 차량에도 최고급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돼 있지만, S90은 볼보 특유의 단단한 프레임에 (소리가)갖춰져 명확하고 타이트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서 "약 1억원 가까이 넘는 오디오 사운드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며 여타 독일 브랜드와의 차별성을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주행 시 차량 내부를 채우는 웅장한 사운드가 직선구간이 이어지는 무료한 시승코스에서의 지루함을 달래줬다. 볼보 S90 차량에는 곳곳에 19개의 스피커가 배치돼 있어 더 깊고 풍부한 음향을 제공한다.

인천 네스트 호텔로 돌아오는 직진코스가 이어지는 도로에서 반자율 주행 기능을 체험해 봤다. '더 뉴 S90' 전트림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파일럿 어시스트 2'등의 기능이 적용돼 있다.

이 가운데 '파일럿 어시스트 2'를 작동시키고 주행을 시작했다. 스티어링 휠과 페달을 조작하지 않았지만, 차 스스로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가속과 제동을 반복하며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갔다. 차선을 이탈하지 않으며 정주행 했다.

결론적으로 기자가 체험해 본 S90 모델은 성능·가격 측면에서는 동급 어느 모델에 비해서도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낮은 인지도 극복이 관건이다. 이제 볼보의 야심찬 계획이 실현될 것인지는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렸다.

'더 뉴 S90'의 국내 출시 모델은 디젤 엔진인 D4와 D5 AWD, 가솔린 엔진인 T5이며, 국내 판매 가격은 트림에 따라 5990~7490만원이다(모두 VAT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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