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업체에서 건설·부동산 관련 기업으로 큰손 변경
대형 오피스빌딩 구매의 주요 주체가 캐피탈업체에서 건설·부동산업체로 이동하고 있다.
26일 부동산업계 및 한화63시티에 따르면 올 4분기 내에 11건의 대형 오피스빌딩 거래가 마무리될 예정인 가운데 이중 절반 이상이 건설·부동산 관련 기업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건 중 건설·부동산업체가 8군데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
투자를 목적으로 한동안 오피스빌딩 매입에 열을 올렸던 건설·부동산 기업들은 2~3년간 자산 정리 기조에 따라 신규 구매보다는 오히려 보유 물건을 되파는 움직임을 보였었다.
하지만 최근 오피스빌딩 투자가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해서인지, 다시 거래시장에 발을 들이며 속속 매물을 사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올 3분기까지만 해도 건설·부동산 관련 기업들의 오피스빌딩 매입보다는 판매가 많았었다. 보유 자산을 팔아 현금을 마련해 재무건전성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4분기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가장 큰 금액의 거래가 이뤄질 곳은 부영이다. 태평로 삼성생명빌딩과 을지로 삼성화재사옥 등 대형 오피스빌딩을 연이어 사들이며 오피스빌딩업계의 큰 손으로 떠오른 부영은 현재 을지로 옛 외환은행 본점까지 노리고 있다. 지난 6월 우선협상대상 자격을 확보한 이후 4분기까지는 매각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영은 연면적 7만4834㎡의 KEB하나은행 옛 외환은행 본점 빌딩 매입 희망가로 9100억원을 제시했으며, 시장에서는 조정을 거쳐도 9000억원이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어 4분기 중 자기관리 부동산투자회사인 에이리츠는 LG전자 강서빌딩, 부동산신탁사인 코람코자산신탁은 RAK자산운용이 갖고 있던 680억원 규모의 서울 동작구 RAK사당빌딩의 매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두 빌딩 모두 연면적이 2만㎡ 이상인 대형급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서울 종로 율곡로에 위치한 연면적 5만2476㎡의 현대그룹빌딩을 사들인다. 시장 예상가격은 약 25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부동산 기업들의 행보는 통신사 KT의 지사 매각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KT는 손자회사 KT AMC(자산관리회사)를 통해 5개 지사(고덕지사·반포지사·청주지사·북일산지사·인천만수지사)의 부지 매각을 추진했다. 이 가운데 4개를 건설·부동산 기업들이 거머 쥐었다.
거래가가 435억원에 육박하는 고덕지사는 부동산개발사인 피앤캐이, 5개 지사 중 면적이 가장 넓은 반포지사는 엠디엠(MDM)그룹의 MDM플러스, 청주지사는 부동산 개발 및 임대를 주업으로 하는 아이에스산업개발이 사들였다. 나머지 인천만수지사는 대훈건설산업과 대우세라믹이 80억원에 매입했다.
경기 고양시의 KT북일산지사만이 알텍코리아, 쓰리에스가 85억원에 구매해 건설·부동산 업체가 아니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신규 개발 및 임대를 목적으로 부동산개발사와 리츠 AMC 등이 꾸준히 오피스빌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대부분 업체들이 건설 부문에서 실적 저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건설, 부동산업체들의 오피스빌딩 관심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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