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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드는 대한항공 직원들…총수일가 퇴진 압박

  • 송고 2018.05.04 15:02 | 수정 2018.05.04 15:02
  • 이형선 기자 (leehy302@ebn.co.kr)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 4일 광화문서 '오너 일가 퇴진 촉구 촛불집회' 개최

경찰·관세청 등 사정당국 수사 속도…총수일가 퇴진론 힘 받을 듯

ⓒ대한항공 직원연대 오픈 채팅방.

ⓒ대한항공 직원연대 오픈 채팅방.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이 한진 총수일가의 경영비리로 번지며 국민적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 직원들이 총수 일가 사퇴 촉구 집회에 나서며 총수 일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경찰 등 사정당국이 조현민 전무를 비롯해 조양호 회장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비리 의혹이 사실대로 밝혀질 경우 퇴진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직원들로 구성된 직원연대는 이날 저녁 7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 촉구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참석 대상은 대한항공 전·현직 및 한진그룹 계열사 직원, 그리고 이들의 가족·친구 등이다. 일반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다.

집회 참석자들은 유니폼 또는 검은색 계열 사복을 입고 집회에 나선다. 특히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벤데타 가면' 또는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할 계획이다. 벤데타 가면은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서 주인공이 쓴 가면으로 저항을 상징한다.

이들은 앞서 지난달 29일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 촉구 촛불집회'라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개설, 집회 개최를 위한 논의를 시작한 바 있다. 이들은 이곳에서 총수일가의 불법 비리를 공유·제보하고 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의혹을 수사중인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루어진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 횡단보도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의혹을 수사중인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루어진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 횡단보도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런 가운데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각종 비리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사정기관의 조사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만약 비리 혐의가 입증될 경우 조 회장을 포함한 총수일가에 대한 '퇴진론'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총수일가의 밀수·관세포탈 혐의 수사하고 있는 관세청은 지난 2일 조양호 회장 자택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통해 3곳의 비밀의 방 존재를 확인했다. '비밀의 방'은 불법적인 물건을 보관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비밀공간이 있다는 것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관세청이 그간 수집한 자료들을 근거로 밀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 혐의 입증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경찰은 이날 조현민 전 전무에 대해 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사를 받은 조 전무가 범행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자와 참고인 진술·녹음파일 등 수사사항을 종합 검토한 결과 범죄혐의가 인정된다는 것이 경찰 측 설명이다.

아울러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논란과 관련해 일부 폭행 피해자들의 진술을 확보, 소환 일정을 조율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정기관의 전방위적인 조사에 따라 총수일가의 혐의가 입증되면 오너 일가의 퇴진 압박은 더 커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직원들이 직접 조 회장 일가의 비리를 계속해서 폭로해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반발 여론을 어떻게 잠재우느냐도 넘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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