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철강금속·비금속광물 등 남북 경제협력 관련 종목들 급등세
테마주 투자 시 경계감 필요…가시적 성과 없을 시 추가 하락 우려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예정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할 조짐을 보이면서 대북 경제협력 관련주, 이른바 '남북경협주'들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다만 남북경협주는 작은 정치적 리스크에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데다 '테마주' 성격이 강한 만큼 투자 시 경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기계·철강금속·비금속광물·건설업 등 남북 경제협력 관련 종목들이 급등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대표적인 남북경협주로 꼽히는 현대건설은 올 초부터 이달 12일까지 18.64%, 현대상선은 13.73%, 각각 올랐다. 현대로템도 6.54% 상승했고, 선도전기와 동일제강도 31.66%, 23.03% 각각 뛰어올랐다.
건설토목기업인 일신석재(67.36%), 이화공영(41.52%), 남광토건(54.16%), 삼부토건(18.13%), 남화토건(26.66%) 등도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으며, 시멘트기업인 성신양회(23.66%), 아세아시멘트(87.08%), 한일시멘트(115%)도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또한 금강산에 골프 리조트를 보유한 유일한 민간 기업 아난티도 남북경협 관련 테마주로 분류된 후 급등세를 보였다. 세계적인 투자자인 짐 로저스가 사외이사에 선임되면서 주가는 탄력을 받았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지난 5일(현지 시각) 국정 연설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하면서 관련 종목 주가는 상승세에 탄력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남북경협주가 이달 증시를 이끌 주도주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진전된 경협 합의가 도출될 경우 경협주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게 업계 대체적인 시각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제2차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핵시설 폐기와 검증 및 미국의 제재완화와 관계정상화에 대한 실질적 논의가 이루어질 전망"이라며 "'국제관계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 오로지 국가이익만이 있다'는 명언을 상기해 보면 기대해볼만하다"고 예상했다.
다만 남북경협주에 대한 무조건적인 투자보다는 경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북경협주와 같은 테마주 주가는 실질적인 실적에 기반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오롯이 기대감에 의지해 상승해 사실상 '거품'인 경우가 많다. 이는 거품이 사라지면 그만큼 하락폭도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2차 정상회담 후 주가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선 반영돼 있는 상태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의 실망감에 또다시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부터 시작된 남북 경협주의 주가모멘텀은 패턴이 존재한다"며 "실무협상부터 정상회담 일주일 전까지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상승하지만, 일주일 전부터 회담 내용을 예측하는 뉴스가 나오면서 선제적 차익실현이 기록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거론된 회담 내용은 영변 핵시설의 폐기와 검증, 동창리·풍계리 완전 해체 및 검증, 북미 연락사무소 설립, 종전선언 등"이라며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키워드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 즉 핵사찰이며, 사찰이 시작된다면 남북 경협주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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