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3월에 50만b/d 추가 감산"…러시아 "감산이 자국 경제에 큰 기여"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 주가 상승…국내 휘발유 판매가 하락폭 1원대
새해 첫날부터 상승과 하락 곡선을 그리던 국제유가가 5거래일째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추가 감산 선언이 주효했다. 감산에 소극적이던 러시아의 태세 전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유가 상승 조짐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 휘발유와 경유는 유류세 인하분 반영으로 각각 1300원대, 12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1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월 국제유가 배럴당 평균 가격은 WTI 51.55달러, 브렌트유 60.24달러, 두바이유 59.09달러다. 2월 평균가격은 이날까지 집계한 결과 각각 53.55달러, 62.20달러, 62.03달러다.
월간 상승폭은 크지 않지만 최근 5거래일의 상승 기록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 12일(현지시간) WTI는 배럴당 53.10달러에서 18일 55.59달러로 올랐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는 62.42달러에서 66.50달러, 두바이유는 62.23달러에서 66.73달러로 상승했다.
이는 올 1월부터 시작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과 더불어 최근 사우디가 추가 감산 의지를 드러낸 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1월 "OPEC 감산이 석유시장에 균형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여의치 않을 경우 추가적인 조치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지난 13일 사우디가 3월 중 추가로 감산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구체화됐다.
칼리드 알 팔리 장관은 "올해 3월에는 사우디 생산쿼터인 하루평균 1031만 배럴보다 하루평균 약 50만배럴 적은 하루평균 980만배럴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생산쿼터는 감산합의에 따른 올해 상반기 목표생산량이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해상 유전인 사우디의 사파니야(Safaniyah) 유전은 일부 폐쇄된 상태다. 이에 하루평균 약 100만배럴이던 생산 규모가 다소 축소된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사우디는 OPEC 감산 시행일보다 한달 앞서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사우디는 유가 폭락 대응을 위해 그 다음달부터 하루평균 50만배럴 원유를 감산하겠다고 선언했고 이는 수출에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해 12월 사우디 원유수출량은 전월대비 하루평균 50만배럴 감소한 725만배럴로 집계됐다.
감산 정책 이행에 소극적이던 러시아가 감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감산이 재무적으로 자국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에 따르면 지난 2007년에 시작된 감산으로 러시아 정부는 896억달러의 추가 재정수익을 얻었고, 석유회사들도 총 300억~370억달러의 추가 수익을 거뒀다.
노박 장관은 "만약 감산하지 않았다면 유가가 배럴당 25달러 수준으로 하락했을 것이며 "석유재고도 최근 5년 평균을 상회하는 등 글로벌 석유시장이 큰 고통을 겪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으로 1월 중 감산량 기준치 하회로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러시아가 점차 감산량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러시아의 1월 감산량은 하루평균 6만배럴에 그쳤다. 이는 2월 14일 기준 하루평균 9만배럴까지 늘어났다. 러시아는 4월까지 하루평균 23만배럴로 감산량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등 비OPEC 국가가 지난해 12월 합의한 감산량은 하루평균 40만배럴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박 장관의 최근 발언은 감산의 경제적 효과가 막대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감산에서 빠질 이유가 없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최대 산유국들의 감산 소식에 국내 정유업체 주가는 오름세를 기록했다.
지난 18일 기준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주가는 전일 대비 각각 2.5%, 3.3% 올랐다. GS칼텍스의 기업가치가 반영되는 GS주가는 0.4% 상승했다.
주가 상승 소식에 국내유가도 덩달아 오르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국제유가 반영 시차를 감안하면 3월 중에는 다시 유가가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미 국내유가 하락폭은 최근 들어 크게 둔화한 양상이다. 유류세 인하분을 반영했던 지난해 11월 첫째주 1660.37원이던 휘발유 평균판매가격은 12월 넷째주 1397.39원으로 떨어지며 1300원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올해 1300원대에 진입한 후 낙폭이 점차 줄었고 지난 1월 말 이후로는 전주대비 1원대 하락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정책 효과가 막바지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주에는 국내 판매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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