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사업보고서 제출 지연 시작…하루 1개사 꼴

송고 2020.03.09 14:58 | 수정 2020.03.09 15:04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케이에이치바텍 등 중국 현지 법인 둔 기업들 비상

26일 당국의 대책 발표 이후 하루 1개사 꼴로 신청

ⓒEBN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업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하겠다고 제재 면제를 신청하는 상장사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다만 신청한다고 해서 무조건 제재를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아직은 예상보다 신청 기업 수는 적은 편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현재 금융감독원에 사업보고서 등 제출 지연으로 제재 면제를 신청한 상장사들은 케이에이치바텍, 에스에이티이엔지, 오가닉티코스메틱스홀딩스컴퍼니리미티드, 화신테크, 케이만금세기차륜집단유한공사(골든센츄리), 오스템 등 6개사다.

지난달 26일 금융당국이 사업보고서 제출 연기 신청을 받겠다고 발표한지 6거래일 만이다.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가 80개사 정도의 상장사가 사업보고서 제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조사한 것에 비해서는 적은 수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글로벌 확산으로 국면이 바뀐만큼 신청 기한인 이달 18일까지 지켜봐야 한다.

한국감사인연합회는 '모든 기업의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 법정제출기한을 선제적으로 연기해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마감 기한은 이달 30일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더라도 제재를 면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기존에는 상장사가 사업보고서를 기한 내 제출하지 않으면 관리종목 지정 대상에 해당하고 10일이 경과하면 상장 폐지될 수도 있다.

제재 면제를 받으려면 주요 사업장이 중국이나 국내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에 있거나 해당 지역에서 중요한 영업을 수행하고 있어야 한다.

이들 기업 중에서는 중국 내 종속회사 담당 직원의 회사 출근이 불가능해 결산이 지연되거나 중국에 파견된 한국 직원이나 감사인이가 자격리돼 업무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큰 자회사를 갖추고 있다면 회계 감사를 하는 감사인은 필수적으로 현장을 방문해야 한다.

케이에이치바텍은 베트남과 중국에 현지생산 법인 등 연결대상 종속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오가닉티코스메틱은 중국 대표적인 차를 원재료로 하는 친환경 영유아·임산부용 화장품 전문업체다. 에스에이티이엔지는 중국 등지에 수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골든센츄리는 중국 기업이다.

화신테크는 사업장 잠정 폐쇄로 제재 면제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 결산은 전사 임직원의 협조가 기반돼야 해서 회계 담당 직원들의 업무 만으로는 부족하다.

제재 면제 신청한 기업은 제출 지연 사례가 합당한지 검토를 받아야 한다. 연기 신청을 했는데도 혹여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제재를 받게 되면 회사 신뢰도나 주가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상장사들은 최대한 사업보고서를 제때 제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과 감사인이 재무제표 지연 제출 우려가 있는 경우 이달 18일까지 금융감독원과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심사를 신청하면 검토 후 다음 달 말 증권선물위원회가 제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출 연기를 신청한다고 해도 심사 결과 징계와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은 최대한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려고 하고 있다"며 "사상 초유의 일이라 우왕좌왕하는 기업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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