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재건축 일반분양 계약률 70%에 그쳐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7.56% 하락 시장 불안감 상승
올해 분양시장의 바로미터로 여겨졌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계약률이 70% 수준에 그쳐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달 분양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계약률이 높아질 것이란 예측이 있었지만, 매수자들이 높은 금리 등을 이유로 계약 포기에 나서면서 다른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둔촌주공 일반분양에 대한 정당계약에서 4768채 중 3000여건의 계약이 이뤄져 약 70%의 계약률로 집계됐다. 이에 일반분양에서 1400여채가 미계약된 것인데, 재건축조합은 다음달 예비 당첨자를 대상으로 추가 계약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둔촌주공 재건축은 지난해 12월 청약 최종 경쟁률이 평균 5.5 대 1에 그치면서 계약률이 50%이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지만, 그나마 선방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는 정부의 1.3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으로 강동구가 규제지역에서 해제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기존 50%에서 70%로 상향 조정됐고 다주택자에게 중과하는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이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매제한도 8년에서 1년으로 완화되고 2년 실거주 의무도 사라짐에 따라 입주시 전·월세를 놓을 수 있다는 점도 계약률을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모집 정원의 5배수인 예비당첨자 계약까지 끝내더라도 상당수는 ‘무순위 청약’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둔촌주공 재건축 분양가가 여전히 비싸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으로 봤다.
과거 분양은 주변 아파트 시세에 비해 저렴하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최근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급매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분양가 자체가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연립·단독주택 등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4.68% 하락했고, 아파트만 별도로 분리하면 7.56%나 떨어져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둔촌주공 역시 주변 아파트 가격이 올라야 분양에 있어서 힘을 받지만,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매수자들 입장에서는 부동산 저점이 어디인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급매 등장 등으로 선택권이 넓어졌다는 점이 분양시장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택 구매에 대한 부담이 커진 점이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서 분양권은 경쟁력 있는 모델이었지만, 최근 아파트 시세 하락으로 급매가 나오면서 분양보다는 이를 매입하려는 매수자들이 늘어난 점도 향후 분양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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