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면책·회생 등 도산 사건 접수 역대 최고
개인회생 사건 전년보다 45% 늘어
카드사, 건전성 관리 비상…연체 채권 매각 82% 급증
회생·파산 등 개인 및 법인 도산이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자 카드사들이 대출 리스크 관리도 비상이 걸렸다. 법원 결정으로 인해 '추심'이 불가능해진 속칭 '신용부재채권'이 급증한 영향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연체 채권'을 부실채권(NPL) 매입 기관 매각하는 등 연체율·건전성 관리에 돌입했다.
8일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4월 누적 기준 도산(파산·면책·회생 등) 사건 접수 건수는 6만761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9% 급증했다. 부문별로 보면 법인회생 및 파산 사건은 전년보다 각각 47.3%, 55.4% 급증했다. 전체 도산사건의 절반 이상(59%)을 차지하는 개인회생 사건은 작년보다 45.4% 늘었다.
도산사건 급증은 카드사 대출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법원으로부터 파산·회생·채무조정이 결정된 채권들의 경우 연체가 진행중이더라도 원리금 납부는 물론 추심도 제한적이어서다. 카드사들의 경우 카드론, 리볼빙, 카드결제대금 등 전 부문에서 무담보 신용거래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회수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
이에 카드사들은 해당 채권들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대부업체 등에 매각하고 있다. 추심이 어려운 만큼 이를 매각해 현금화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1분기 카드사들의 연체채권 매각액은 작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연체 채권 매각액은 1945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 1067억원 대비 82.3% 증가한 수치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롯데카드가 644억원 규모로 1분기에 가장 많은 연체 채권을 팔았다. 이어 △우리카드(584억원) △신한카드(452억원) 순으로 많은 채권 판매액을 기록했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매각 규모는 각각 27억원, 36억원이었다.
문제는 법원에 접수되는 도산사건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만큼 추심 불가한 연체 채권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영덕 의원실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초까지 채무조정 신청 건수는 지난해 전체 신청건수(13만8344건)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에 법원행정처는 '회생법원 협의체'를 구성하고, 관련 사건들의 신속한 처리 지원을 위한 인적·물적 지원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또 법인회생, 법인파산, 개인회생, 개인파산, 면책 등 전 부문에서 부실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카드사들이 추심할 수 있는 연체 채권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연체 채권들은 매각할 경우 회계상 이익 증가, 대손충담금 부담 절감, 연체율 하락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만큼 카드사의 부담이 될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급격히 오른 금리로 인해 가계부실이 늘었고, 각 카드사에 연체율 증가, 부실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아직 정점이 오지 않았고,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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