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가 금호고속을 고가에 팔려고 하는 PEF 움직임을 질타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9일 금호고속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IBK투자증권-케이스톤 PEF가 자신들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연이어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IBK-케이스톤 PEF가 금호고속 경영에 대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의도적 방해 행위에 대해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한 공식 입장이다.
IBK-케이스톤 PEF는 금호고속 임직원들로 구성된 ‘구사회’가 금호고속의 각종 인허가 서류에 대표이사 명의변경을 하지 않고, 대표이사 전결 사안을 집행임원의 임의적 권한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신임 대표이사의 출근을 일방적으로 저지하고, 업무집행사원(GP) 사무실 소재 여의도에서 수차례 단체집회를 열었다는 것이다. 대표이사 업무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등 PEF의 금호고속에 대한 정상적 경영활동을 방해해 왔다는 설명이다.
PEF와 금호아시아나그룹 간의 갈등은 지난 2012년 금호고속이 대우건설 지분, 서울고속터미널 지분과 함께 패키지딜로 IBK-케이스톤 PEF 측에 인수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채권단 등에서 원활한 투자자 모집을 위해 금호고속 지분도 패키지에 포함시켜줄 것을 주장,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에 대해 향후 일정수익률을 주고 되사오는 조건으로 우선매수권을 부여받았다. 금호산업은 해당 PEF에 30%(1천500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IBK-케이스톤 PEF가 당시 최고가를 제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기업재무안정 PEF’로 설립됐기 때문”이라며 “설립 목적을 잊은 채 오로지 수익을 내기 위해 연이은 무리수를 둬 금호고속 임직원 및 업계로부터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IBK-케이스톤 PEF는 지난 2012년 금호고속 지분 인수 시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의 내용에 ‘대표이사 선임 권한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있다’고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3년간 탁월한 경영 능력을 보였던 김성산 대표 및 일부 임원을 본인들의 이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해임하고 PEF 측 인사 2명을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PEF 측이 고속버스 산업 경영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인사를 대표이사에 선임하고 신원확인도 되지 않은 인원을 신규 채용하면서, 이를 저지하려는 금호고속 임직원들과의 갈등이 표출됐다는 것이다.
지난 21일에는 IBK-케이스톤 PEF측은 외부용역직원 40여명을 동원해 무력으로 사무실 점거를 시도했으나, 금호고속 임직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실패하는 일이 벌어졌다.
현재 금호고속 임직원들은 자발적으로 ‘구사회’를 조직해 여의도 IBK투자증권 앞에서 PEF의 전횡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업계에서는 IBK-케이스톤 PEF의 무리한 행보 이면에는 대우건설 주식(5천104만2천7주)을 적절한 시점에 매각하지 못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우건설 주식이 지난해 7월 1만원 이상으로 상승했을 때, 대다수의 LP(유한책임투자자)는 매각 시점이라고 판단해 GP(무한책임투자자)인 IBK-케이스톤 PEF 사모펀드 측에 수차례 매각을 건의했으나 이를 묵살하고 지분매각을 하지 않았다. 이후 PEF측은 대우건설 주가가 5천원대로 급락해 선순위 투자자 등 LP 수익률을 달성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즉, 이러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방안으로 금호고속을 고가에 매각해 대우건설 주가하락에 의한 손실분을 보전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또 IBK-케이스톤 PEF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공개매각 절차를 방해해 경쟁입찰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터무니없는 가격에 재매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게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재매입하지 않을 경우 금호터미널이 보유하고 있는 후순위 지분 1천838억원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협박을 하기도 하는 등 GP로써 도를 넘어서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재계에서는 금호고속의 매각에 경쟁입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가지고 있는 우선매수권 때문으로 보고 있다. 우선매수권이 부여되어 있는 기업 매각의 경우, 외부에 온전히 매각된 전례가 없음을 PEF측이 간과한 채 처음부터 무리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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