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 수만명 찾는 '견본주택'…분양열기는 못 막아

송고 2015.06.08 15:53 | 수정 2015.06.08 16:02
이소라 기자 (wien6095@ebn.co.kr)

주말 동안 수만 명 방문객 몰려…가족단위 내방객은 줄어

“집 사는 데는 문제없어” 사업지 직접 방문 수요자도…

“집 사는 일을 미룰 수는 없는 노릇이죠.”

최근 불어 닥친 ‘메르스’ 공포로 분양 시장도 한껏 움츠려들 것이란 예상과 달리, 전국 견본주택에는 여지없이 인파가 몰렸다.

8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 분양에 나선 건설사들은 메르스 공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몰린 손님맞이에 여념이 없었다.

전염성이 높은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사람들이 몰리는 각종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는 등 산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스며든 모습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예상과는 달리 지난 5일 개관한 몇몇 견본주택에는 메르스 공포를 비웃듯 주말 동안 수만 명의 방문객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메르스 확진자 대다수가 포진한 경기도 지역에 위치한 '안양 한양수자인', ‘산본역 센트로 601’, ‘광주역 대광로제비앙’ 등의 견본주택에는 총 3만여 명이 넘는 고객이 다녀갔다.

강원도 속초 ‘e편한세상 영랑호’는 메르스 발생지로부터 거리가 멀어 심리적 불안감이 덜하고, 노후주택에 대한 열망이 강한 지역적 특성이 맞물리며 2만명의 방문객을 불러 모았다.

주말에 진행된 경품행사에도 내방객들 대부분 거리낌 없이 참여해 특별히 냉담해진 수요자들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수요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의 경우 아파트가 들어서는 현장 부지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 분양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고객들이 방문을 꺼려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다”며 “한 가지 달라진 점은 이전에는 가족단위의 방문객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어린아이와 노인을 제외한 고객층이 주를 이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모델하우스에서 손 소독제를 제공하고, 대화를 통해 감염 위험이 있을 수 있는 상담석에는 마스크를 구비해뒀다”며 “대다수의 방문객이 자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셔서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최근 분양시장을 장악한 30대의 경우 대부분 자녀가 병에 취약한 미성년이어서 그러한 우려도 있었다. 이전에는 가족단위의 방문객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부부 또는 1~2인 성인들이 주로 많이 보였다”고 현장 모습을 묘사했다.

이어 장 이사는 “산업계 전반으로 메르스 여파가 미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있는 가운데 추가 금리 인하라는 문제가 대두되면서 오히려 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릴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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